오솔길

[스크랩] == 슬픈 사람 5 ==

빛속으로 2005. 6. 2. 22:29


     == 슬픈 사람 5 ==

 

아는 사람들은 머리가 긴 자신을 보면
깜짝 놀라며 왜 머리
 길렀냐고

자르면 안되냐고
안타까운 듯 묻곤 하는데


머리털에 도가 있는 줄 아는 모양이라며

웃으며
이 머리가 자란 지 일년 반이 되는데
자르는데 한시간도 안 걸립니다.


혹시 만행이라는 걸 아세요? 
지금 만행 중이라며
절집에서 배울 수 없는 걸 배운다고
부드럽고 봄볕처럼 따사로운 미소를 띠며


곡차 두 세 잔에 얼굴이 불그레 물들어
지나간 세월을 회상한다.


초 중 고등학교 내내 성적이 좋았는데
당시는 다들 어려웠던 시절이라
형편이 넉넉지 않아
대학에 갈 처지가 못 되었으나


친척 분의 도움으로
같은 학년인 그분 아들의
진학을 포기하면서 까지 
집안 기대주라고 등록금을 대주었다는데


그렇게 어렵사리 대학에 진학하여
꽤 유명한 모 대학교를 마치고는
어느 날 집에 찾아와
무릎을 꿇고 절에 들어가겠다 하니


부모는 말할 것도 없고
학비를 대준 친척 어른까지
어이없어 하며 펄쩍펄쩍 뛰며 만류했다 한다.


그러나 뜻을 굽히지 않고
몇 년만 산에 들어가서
열심히 수행하여 큰 도 깨달으면
그때에 하산을 하겠다고 애원을 했다 하는데


그때 생각하기로는

금방 도를 깨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나에게 빙긋이 웃으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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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도솔천 명상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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