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듬으며 명상일기

사주와 운명에 대하여

빛속으로 2015. 8. 10. 12:25

 

  몇 번인가 만난 적이 있는 분이 넌지시 물었다.
  “사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사주란 사람의 생년, 월, 일, 시를 풀어서 운명을 감정하는 방법이다. 운명을 감정하는 법으로는 손금으로 보는 수상법, 얼굴로 보는 관상법, 사주나 주역으로 점치는 법, 신의 계시에 의한 점, 지극한 수행의 신통력에 의한 예언 등이 있다.
  지인과 함께 술좌석에서 만난 어느 분은 자신은 장수할 거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어릴 때 할아버지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 인중이 길다고 장수할 거라 했다면서 오래 살 거라고 술을 들이키며 호언했는데 애석하게도 한창 나이에 교통사고로 숨졌다.
  코 아래의 중앙 오목한 부분을 인중이라고 하는데 인중이 반듯하고 길며 흠이 없으면 장수할 상이라고 관상학에 써 있다. 또 수상학에서는 손바닥의 생명선이 뚜렷하고 끊어지거나 결함이 없으면 장수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좋은 인중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장수하지 못했는데 술을 매우 즐겨하여 직장에서 퇴근하면 술집을 전전하므로 얼굴색이 점점 검게 변하고 성격이 난폭해지며 성생활이 문란한 때문에 좋은 운명을 스스로 나쁘게 만들어서 명을 단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관상이나 수상을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되며 관상이나 수상이나 또 사주에서 좋다 나쁘다 하더라도 너무 좋아하거나 실망하지 말라.
  내가 아는 철학관을 운영하던 분은 사업에 실패하여 이곳저곳 정처 없이 떠돌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빚쟁이들을 피해 멀리 도망가서 숨어 살고 있다. 만약
사주풀이가 정확하다면 자신이 투자한 사업이 망하여 빚쟁이들에게 쫓겨 도망 다니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사람의 운명이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생각과 말과 행동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것입니다. 수상과 관상과 사주가 통계학이라서 완전 엉터리가 아니며 일정 부분은 맞는다 하더라도 전적으로 신뢰하여 믿을 것은 못 됩니다, 수상, 관상, 사주보다 더 좋아야 하는 건 마음 씀입니다. 콩을 심으면 콩이 나오고 팥을 심으면 팥을 수확하는 것처럼 나쁜 행위는 재앙을 불러오고 선한 행위는 복덕을 낳는 것이니 운명에 기대지 말며 다만 악행을 않고 마음 밭에 선행의 좋은 씨앗을 뿌려서 정성스럽게 가꾸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둠을 뚫고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듯 미래의 삶은 즐겁고 행복할 것입니다.”

 

  그분은 나의 말에 수긍하고 공감하면서 감사했는데 선행이란 금전적인 행위만이 아니다.

  친절하고 진실한 말이 선행이다. 다정한 미소와 배려가 선행이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것, 길을 가르쳐주는 것,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는 것,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 빨래하고 밥하는 것,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는 것도 선행이다.

  선행 중에서도 진실하고 깨끗한 마음이 으뜸이다.

 

 

      < 천상의 무지개 > 수필집 중에서

'마음을 다듬으며 명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엇이 "장애인" 인가!  (0) 2015.08.20
전생은 있는가?  (0) 2015.08.15
오비이락(烏飛梨落)  (0) 2015.08.05
원수와 허수아비  (0) 2015.07.30
나는 고귀한 사람인가 비천한 사람인가?  (0) 2015.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