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벗고 / 윤철근
뭇 생각이 환상이며 물거품이건만
신기루를 찾아서 가나
뜻을 못 이루고
고통과 좌절의 눈물을 뿌리지.
8년 면벽하고 있는 달마에게
혜가는 팔을 잘라 바치고 제자가 되어
불안한 마음을 찾을 수 없음에
해탈을 증득하였고
지독한 문둥병을 앓던 승찬은
그의 병이 전생의 죄로 기인하며
죄만 없앨 수 있다면 문둥병도 나을 거라
혜가에게 죄를 없애 달라 애원하는데
죄를 가져오면 없애주겠다는
큰 도인의 말에
지성으로 죄를 찾으나 찾을 수 없음에
법통을 이어 받으니
무시로 피어나는 생각이
나오는 처소가 없고
사라져도 간 곳 없음을 뼛속까지 사무치면
허물을 벗고 날듯
영원한 평안과 자유를 이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