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고향 친구에게

허물을 벗고

빛속으로 2009. 11. 16. 12:58

 

 

  

허물을 벗고 / 윤철근

 

 

뭇 생각이 환상이며 물거품이건만

신기루를 찾아서 가나

뜻을 못 이루고 

고통과 좌절의 눈물을 뿌리지.  

 

8년 면벽하고 있는 달마에게

혜가는 팔을 잘라 바치고 제자가 되어

불안한 마음을 찾을 수 없음에

해탈을 증득하였고

  

지독한 문둥병을 앓던 승찬은

그의 병이 전생의 죄로 기인하며

죄만 없앨 수 있다면 문둥병도 나을 거라

혜가에게 죄를 없애 달라 애원하는데

 

죄를 가져오면 없애주겠다는

큰 도인의 말에

지성으로 죄를 찾으나 찾을 수 없음에

법통을 이어 받으니

  

무시로 피어나는 생각이

나오는 처소가 없고

사라져도 간 곳 없음을 뼛속까지 사무치면

허물을 벗고 날듯

영원한 평안과 자유를 이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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