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일기

반야심경일기(시무상주시무등등주-2)

빛속으로 2008. 7. 7. 20:01

 

 

 

 

 

2007년 2월 25일

 

 

세수를 하고 나오다 보니 입을 벌린 세탁기 안에는 옷가지가 담겨져 있다.

옛날에는 우물가나 시냇가에서 아낙네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잡담도 나누며 빨래를 했는데 요즘은 가정마다 세탁기가 있어 세탁기가 빨래를 다 한다.

세탁기가 대신 빨래를 해주니 문명의 이기가 참으로 편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빨래를 해야 하는 시간에 세탁기가 대신해주니 시간이 남는데 그 시간에 무엇을 할까,,

대부분의 주부들은 그 시간에 편히 쉬는 게 아니라 아마 다른 일들이 이리로 저리로 끌고 다닐 것이다. 방 청소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생계를 위해 생활전선으로 바삐 뛰어갈 것이다.

빨래하던 시간을 다른 일로 바쁘니 결국은 시간을 소비하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바쁘고 분주하다.

사람들은 미래에 과학이 많이 발전하면 매우 편리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빨래터에서 웃음 꽃을 피우던 정경이 사라진 것과 같이 시대에 따라 생활의 형태가 달라졌을 뿐으로 자동차로 편리하게 다니며 비행기 타고 세계를 유람할지라도 개나리 봇짐을 지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던 옛날과 다름 없이 기쁨과 슬픔과 행복과 불행과 좋고 나쁨을 느낀다.

언젠가 세계적 조사기관에서 각 나라마다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를 조사했다.

그런데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으뜸인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보다 더 행복을 느끼며 살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가난한 나라의 아파트도 없고 먼지가 풀풀 나는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더 행복을 느끼며 산다고 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먼 미래에 과학이나 문명이 발전하더라도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여유롭고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은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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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자유와 평화와 행복을 미래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 파란 하늘의 뭉개 구름처럼 자유롭고, 호수와 같이 평화로우며, 막 고향에 이른 것처럼 행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