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일기

반야심경일기(원리전도몽상-3)

빛속으로 2008. 5. 21. 13:19

 

 

2007년 2월 11일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은 거꾸로 뒤바뀐 꿈과 같은 생각을 멀리 여윈다는 뜻이다.

당나라 때 광릉에 사는 순우분은 술에 취하여 집 앞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의 그늘 아래에서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 때 보랏빛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서 괴안국 임금의 명으로 모시러 왔다 하므로 순우분은 왕이 보내온 웅장하고 화려한 멋진 수례를 타고 느티나무 아래의 땅속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가니 커다란 성문이 나타났는데 성문에는 괴안국이라는 금글자로 쓴 현판이 걸려 있었다.
사자의 안내로 궁궐안으로 들어가서 국왕을 만나니 반갑게 맞으며 그에게 공주를 아내로 주어서 부마로 삼았다.

순우분은 그곳에 함께 술을 마시며 어울려 다니던 친구인 주변과 전자화가 있으므로 그들을 부하로 삼고 남가군의 태수로 부임했다.

태수가 된 지 20여년. 남가군은 정치가 안정되고 풍요로운 생활에 백성들이 그의 덕을 칭송했다. 백성들이 칭송하는 소리를 듣고 왕은 순우분을 나라의 재상으로 임명했다. 

그런 어느 날 이웃 나라인 단라국이 쳐들어왔다.

재상인 순우분은 친구인 주변을 대장으로 임명하여 적을 물리치도록 했는데 그러나 주변은 적을 너무 얕보다가 전투에서 패한 후 등창을 앓다가 죽었다.

아내도 병이 나서 앓다가 죽으므로 순우분은 이미 늙었을 뿐 아니라 의욕도 상실하여 태수와 재상의 직을 사임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때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순우분은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자고 있던 느티나무 주위를 살펴보니 느티나무 밑에 큰 구멍이 있었다.

구멍을 파 보니 구멍 안에는 개미들이 가득히 있었다. 많은 개미들에게 둘려쌓여 큰 개미 두 마리가 있는 곳이 나타났는데 그곳이 꿈에서 보았던 괴안국 궁궐이 있었다, 또 궁궐 옆으로 난 다른 구멍을 따라서 가보니 그가 오랜동안 다스리던 남가군이 있었다.

이것은 남가일몽이라는 고사(古事)다.  

순우분의 남가일몽처럼 인생이란 한 편의 긴 꿈과 같다. 그러나 꿈속에서는 꿈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현실과 똑같이 괴롭고 슬프고 기뻐하며 희노애락을 받는다.

꿈속에서 꿈을 분간할 수 없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이 꿈인데,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착각해서 집착하여 좋고, 나쁘고, 옳고, 그름, 사랑, 미움, 슬픔, 고통, 두려워하며,, 꿈인 줄을 모른다.

꿈에서 깨는 방법으로는,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수행법과,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공을 생각하는 묵조선의 수행법과,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며 수행하는 법과,

주문을 염송하는 수행법과,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가만히 지켜보는 법과,

떠오르는 생각을 고요히 바라보는 법과,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관찰하는 법과, 

일상생활에서 의식이 또럿하게 깨어있는 수행법 등 여러 가지 훌륭한 법이 있다.  

렌즈로 종이에 햇빛을 모으면 불이 붙지만 조금 하다가 멈추고 이곳 저곳으로 초점을 옮기면 많은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불을 얻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수행을 멈추지 말고 꾸준히 정진해야 한다.

영겁의 꿈에서 깨어난 성자는 맑은 하늘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