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일기

반야심경일기(무가애고무유공포-1)

빛속으로 2008. 5. 6. 12:32

 

 

2007년 2월 7일

 

유마거사는 먼 하늘나라의 수미등 부처님 처소에서 아름답고 웅장한 사자좌를 가져와서 병문안을 온 보살과 십대 제자를 비롯한 수많은 대중에게 제공했으며, 향적 부처님 처소에서 향기가 나는 보배로운 음식을 가져와 대접했다.  유마경을 읽으며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마치 꿈속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과장하거나 허풍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연기처럼 피어났지만 방편이라 해도 경전은 거짓말을 하면 안되는 것이니 아직은 내 수행력과 자비심이 유마거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때문일 거다.

축구 선수는 나보다 공을 잘 차고, 양궁 선수는 나보다 활을 잘 쏘며, 가수는 나보다 노래를 잘 부르고, 화가는 감탄할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며, 과학자는 하늘에 인공위성을 날리는 등, 불가능할 것 같은 어려운 일도 전문가는 능수능란하게 한다. 

그처럼 생노병사(生老病死)가 없는 열반을 설명해도 사람들은 잘 알아 듣지를 못한다. 진리는 거짓이 없고 명백하건만 어리석음의 무명(無明) 때문에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유마거사처럼 하늘나라의 부처님 처소에서 웅장한 사자좌를 가져오고 향기가 나는 보배로운 음식으로 대접할 수는 없지만 불생불멸의 무생법을 알고, 눈앞에서 도솔천을 보며, 맑고 깨끗한 마음이 극락인 줄을 안다.

유마거사가 말했듯이 신통이란 요술 사람이 요술을 부리는 것과 같다. 만법이 본래 공하므로 신통 또한 공하므로 신통을 신기하게 생각할 것 없을 것이다.

나는 다만 나의 신통을 사용하여 활용한다. 천지 만물을 보는 것이 나의 신통이며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는 것이 나의 신통력이다. 짠맛 신맛 단맛 매운맛의 느낌을 알고 여러 가지의 향기를 아는 것이 나의 신통력이며 여기 저기 마음대로 오고 가는 것이 나의 신통이다.

나의 신통력은 완벽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므로 근심 걱정 고통 공포가 없는 고요한 적멸궁에서 평화의 행복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