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일기

반야심경일기(이무소득고보리살타-3)

빛속으로 2008. 4. 15. 12:25

 

 

 

2007년 2월 2일

 

<이무소득고보리살타((以無所得故菩提薩陀)>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으므로 그러므로 보리살타(보살)라고 한다.

두 사람이 숲 속의 동굴에서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수행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여동생이 찾아왔다. 여동생은 오빠를 찾아오는 도중에 비가 내려 옷이 흠벅 젖어서 찾아왔는데 비에 젖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여인의 체취에 함께 수행하던 도반은 그만 음욕을 참지 못하고 계를 범하고 말았다. 

도반의 여동생이 떠나가고 난 뒤 뒤늦게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돌아온 도반은 그가 괴로워하는 까닭을 물으나 대답이 없음으로 전후의 사정을 간파했다. 그는 화가 머리까지 치솟아 자기 여동생을 쫓아갔다. 멀리 가지 않아서 여동생을 발견한 그는 도반의 수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동생을 죽이고 말았다.

그 일로 한 사람은 동생을 살해한 것에 괴로워하고 또 한사람은 음행과 살인의 원인을 제공한 것에 괴로워하면서 부처님 10대 제자 중 한분인 지계 제일의 우바리 존자를 찾아가서 어찌해야 좋을지 방법을 물었다.

우바리는 죄를 범하면 받게 되는 인과를 설명하면서 악도에 떨어져서 무수한 고초를 받게 된다며 그들을 더욱 곤욕스럽게 하였다.

그 때 유마거사가 지나가다가 듣고는 법을 그렇게 설하면 안 된다고 했다. 

마음이 안에도 없고, 밖에도 없고, 중간에도 없듯이 죄 역시 안에도 없고 밖에도 없고 중간에도 없음을 설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죄가 어디에도 없음을 알고 괴로움에서 벗어나 아뇩다라삼막삼보리(무상정등정각)를 얻으니 한 생각이 바르면 위없는 깨달음을 이룬다.

승찬은 심한 문둥병에 걸려 천하를 주유하며 모든 방법과 처방을 다 썼지만 병을 고칠 수 없었다. 그의 병은 전생의 업보며 죄만 없앤다면 문둥병은 깨끗이 나을 것인데 아무도 그의 죄를 없애줄 수는 없지만 부처님 법을 이어받았다고 하는 도인만은 없애 줄 것이라 믿고 묻고 물어서 2조 혜가를 찾아갔다. 

2조께 큰 절을 올리고 머리를 조아리며 자신의 죄를 없애달라고 간청했다.

혜가대사는 손과 얼굴에서 피고름이 줄줄 흐르는 승찬을 지그시 내려다 보면서 말했다. 

"그대의 죄를 가져오라, 그러면 내가 그대의 죄를 없애주겠다."

대도인께서 죄를 없애주겠다고 쾌히 승락하니 매우 좋아하면서 죄를 찾는데 그러나 죄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 죄를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죄를 찾을 수 없으므로 울상이 되어서 죄를 찾을 수 없다고 아뢰자 혜가대사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너의 참회는 이제 모두 끝났느니라!"

그 말에 죄가 어디에도 없음을 깨닫고 부처님의 금란가사와 법을 전해받고 선종 제3대 조사가 되었으니 오온(색수상행식)이 비어 아(我)가 없음을 깨치면 긴 무명의 꿈에서 빛으로 태어난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식과 학설과 경험과 아집과 권력과 명예와 재물과 애욕으로 자신의 본성에 덕지덕지 칠을 하여 밝은 거울이 캄캄하게 되어서 밖으로 진리를 탐구하고 신을 찾으며 구세주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