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이삿짐 나르고

빛속으로 2006. 7. 15. 13:14


 

 

*이삿짐 나르고* 

 

         覺牛 윤철근


아침 일찍 서둘러서
새집 지어
짐 옮기는
언니네에 갔다가

어두워질 무렵에야 돌아온
아내 얼굴이 어둡고
맥이 없어
힘들었나 싶었는데

새집이라 깨끗하고
농이며 가구도 새로 오고
주방에 싱크대는 번쩍번쩍
너무 좋다고 하네.

집은 좋은데
기분은

왜 안 좋은지
이상하여 물어 보니

아침까지 멀쩡하던
우리 집이
낡아서 못 쓰겠다고

색 바랜

주방 가구와
세면장의 문을 열고 
이곳 저곳 둘러보면서


청소하고

페인팅까지 
말끔하게 계획 세우고는


피곤한 듯

사르르 잠들어

꿈나라를 나는데

좋고 나쁨

사랑하고 미워하는

분별을 따라
망상은 물결치

 

천 강을 지나도

달은 젖지 않고

물에는

흔적이 없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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