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나르고*
覺牛 윤철근
아침 일찍 서둘러서
새집 지어
짐 옮기는
언니네에 갔다가
어두워질 무렵에야 돌아온
아내 얼굴이 어둡고
맥이 없어
힘들었나 싶었는데
새집이라 깨끗하고
농이며 가구도 새로 오고
주방에 싱크대는 번쩍번쩍
너무 좋다고 하네.
집은 좋은데
기분은
왜 안 좋은지
이상하여 물어 보니
아침까지 멀쩡하던
우리 집이
낡아서 못 쓰겠다고
색 바랜
주방 가구와
세면장의 문을 열고
이곳 저곳 둘러보면서
청소하고
페인팅까지
말끔하게 계획 세우고는
피곤한 듯
사르르 잠들어
꿈나라를 나는데
좋고 나쁨
사랑하고 미워하는
분별을 따라
망상은 물결치나
천 강을 지나도
달은 젖지 않고
물에는
흔적이 없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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