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고향 잃은 사람들

빛속으로 2006. 3. 7. 17:35



 

* 고향 잃은 사람들 *

 

 

한 여름
햇볕은 쨍쨍,,,
아스팔트는 지쳐 길게 누웠습니다.

멀리서 달여온 사람이
헉헉 이며
휴가 안 가느냐 묻습니다.

지금 휴가 중인데요
뭐,,,,.
알 듯 모를 듯 겸연쩍게 답합니다.

밥 먹고 잠 자구
일하고 쉬 구
살아가는 게 노는 건데

누구 전화 받고
관광 계모임 하잔다고

비누칠하고 세수하는데
비꼼 문 열고
다정하게 의향을 물어서

벌써 여행을 떠나
목적지에 유람 중이라며
행복하게 마음껏 즐기라니
뽀루통 투정 어리나

바쁘게 돌아다니다
한가롭고 평온한
고향을 잃어버리고

근심 걱정 고통 속을
정처 없이 떠돌면서

애잔한 풀벌레 소리에
달 그림자 드리우고
서러움에 목메어 우네.


법운 윤철근

'오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터미널의 하루  (0) 2006.04.24
망각의 문  (0) 2006.03.21
풀 한포기  (0) 2006.01.26
공양을 받으며,,,  (0) 2006.01.08
방망이 먹고 茶로 맞고  (0) 200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