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스케치

[스크랩]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

빛속으로 2013. 2. 5. 12:49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

 

 

  전 국회의원이며 현재 대학교수로 활동하는 소설가 김홍신님의 강연을 방송에서 보았습니다. 스튜디오에는 방청객들과 유명 연애인들이 함께 했는데 그는 요즘 대부분 돈으로 평가하는데 자신의 남편도 돈으로 가치를 평가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신에 대해서도 값을 매겨보라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은 거의 여성들이었는데 지금 각자 남편에게 가격을 매긴 것과 그리고 내 남편이 이웃집에 사는 다른 여자의 남자라고 생각하고 값을 다시 매겨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내 남편일 때보다 다른 집에 사는 이웃집 남자라고 생각했을 때 값이 더 높아지지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참으로 그렇다고 수긍했습니다. 우리들은 함께 있을 때는 그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른다며 이제부터는 같이 사는 남편의 가격을 제대로 평가해주라고 말하며 빙긋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을 평가한 금액이 얼마쯤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의 물음에 대하여 방청객 중의 한분이, "누가 나를 살 사람이나 있을지 모르겠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모두 폭소하며 공감하듯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김홍신은 젊은 나이에 인간극장이라는 소설을 썼고 그 소설이 방송에 드라마로 연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정도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설가로써 당당히 자리 매김되는 만큼이나 격조있으면서도 재미나게 이야기를 엮어갔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내용과 세련된 언어의 선택이며 여유있는 태도와 능란한 말솜씨는 소설만큼 매력적이라 잠시도 시선을 떼거나 방심하지 않게 자신의 대화속에 몰입시키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습니다. 그의 강연을 들으며 청중과 함께 호흡하며 공감을 이끌어 내는 재능에 감탄했는데 내 생각과 뜻을 상대방에게 충분히 전달할만큼의 말솜씨가 턱 없이 부족하기에 더욱 부럽게 느꼈는지 모릅니다.

  그는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에게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왜 사는가?' 라는 신비하고 흥미로운 질문으로 대화의 분위기를 이끌면서 그는 "우리는 자기 자신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 지구상에 사는 70억 인구 중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온전히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조금 전에 자신을 평가한 금액은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요?"

  라고 반문했습니다.

  그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는데 우리는 그만큼 존귀한 존재로서 당연히 존귀하게 살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말로 강연을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정말로 우리는 지구상의 70억 인구 중에서 나와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독창적이 존재일 뿐 아니라 오직 유일한 존재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각자 존귀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므로 누구를 닯으려고 모방할 필요가 없고 똑같이 닮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나는 나로서 존귀한 가치를 가지고 당당히 살아야 합니다. 존귀하고 당당하게 산다는 것은 내 멋대로 아무렇게나 독선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나처럼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인식하에 서로 존귀하게 생각하여 상대를 배려하며 서로 돕고 화합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미 며칠이 지난 이야기를 새삼 기억에 떠올리며 글을 쓰는 것은 그분이 질문한 내용 중의 한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입니다.

  그는 방청객을 쭉 둘러보면서 물었습니다.

  "지옥이나 천국이 있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만약에 있다면 천국에서 태어나기를 누구나 바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천사가 찾아와서 천국으로 가자고 하면 여러분은 따라 가시겠습니까?"

  "아뇨. 지금은 안 가겠어요."

  "왜 안 가려고 합니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서요."

  "그렇지요. 누구나 천국에 가기를 바라지만 지금 당장 천국으로 가지고 하면 다들 안 간다고 말합니다."

  "개똥밭에서 딍굴어도 저승보다 이승이 좋다 라는 말이 있잖아요."

  "내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고 이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천사를 따라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는 청중과 함께 호흡하고 동조하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름답고 행복한 천국으로 가자고 하는데 왜 다들 지금은 아니라고 하며 다시 없을 소중한 기회를 죽은 후로 미루는 것일까요?

  김홍신님의 질문처럼 천사가 내게 찾아와서 "지금 저와 함께 천상으로 가시겠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 것인지 스스로 자문자답해 보았습니다.

  나는 그 모임의 사람들처럼 천상으로 가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지 않을 것입니다. 천사를 반갑게 맞으며 잠시만 기다려달라 하고 가족들을 불러서, "나는 이제 천상으로 가려고 합니다." 라고 작별인사를 다정하게 나눌 것입니다.

  아무래도 가족들에게는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는 것이 도리라 싶기 때문입니다. 함께한 시간이 오랜데 기쁘고 슬프고 동고동락하며 애뜻한 사연이 수놓아 있는 관계에서 아무 말도 없이 훌쩍 떠난다면 너무 매정하고 무정하여 마치 돌이나 나무토막과 같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친절한 고운 향기로 나는 지금 천상으로 올라가니 함께 갈 사람은 같이 가고 주저하는 분에게는 즐겁고 행복한 천상으로 빨리 오라는 다정한 메시지를 남기고 떠날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자면 무수한 걱정과 슬픔과 고통과 고난이 끊임없이 따릅니다. 어려움과 좌절을 겪으며 근심 슬픔 괴로움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천사가 찾아와서 즐겁고 행복한 천상으로 가자고 하는데도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저하고 머뭇거리며 기회를 다음으로 미룹니다.

  젊은 사람이라면 우선 결혼도 해보고 단맛 쓴맛도 본 후에 가겠다 하고, 결혼하고 자식이 생기니 자식이 어리므로 좀더 성장한 후에 아이가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을 마친 이후로 미룹니다. 그리고 자녀가 시집장가간 후로 미루고 또 미루다 보면 이미 황혼입니다.

  이런 일 저런 일로 자꾸 미루다 보면 어느 듯 저승사자가 찾아와서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내 의지와 상관 없는 곳으로 끌고 갑니다. 아무리 천상으로 가고 싶어도 이미 주사위는 던져져 갈 곳(카르마)이 정해져 있으므로 피할 수도 없는 지옥인지 축생인지 귀신세계인지 모르는 막막하고 두려운 세계로 끌려가야 합니다.

  죽음의 신은 아무에게도 미래를 약속하지 않아서 내일을 기약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천사가 천만다행으로 찾아왔음에도 천국으로 가는 것을 미루는 것은 질기고 질긴 인연이 실타레처럼 얽히고 설켜서 바위처럼 꽁꽁 묶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즐겁고 아름답고 행복한 천상으로 가자고 해도 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안 가는 것이 내 의지인 것 같지만 실상은 인연의 쇠사슬에 묶여서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거미줄에 걸린 나방처럼 질긴 인연의 포승줄에 꽁꽁 묶여서 지금 갈 수 없다면 죽을 때도 역시 어려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리라 생각합니다.

  밝은 지혜의 칼로 모진 인연의 쇠사슬을 담박 끊고 천상으로 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탐욕과 분노와 남을 해치려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우리가 맞이하는 하루하루를 바르고 진실하며 아름답고 평화롭게 살면 물과 물이 어울리고 기름과 기름이 서로 어울리는 것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에 태어나서 오래오래 즐거움과 평안을 누릴 것입니다.

 

 각우 윤철근

    

출처 : 도솔천 명상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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