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스케치

[스크랩] 시간은 세상의 지배자

빛속으로 2013. 1. 19. 12:33

 

 

 

  시간은 세상의 지배자

 

 

  시계의 초침은 째깍거리며 크거나 작은 원판을 돕니다. 단 1초도 쉬지 않고 째깍거리며 움직여서 360도 한바퀴를 빙 돌면 분침이 60분의 1을 이동하여 1분이 됩니다. 또 분침이 원판을 한바퀴 빙 돌아 360도를 회전하면 시침은 60분의 1을 이동하여 1시간이 되고 또 시침이 원판을 한 바퀴 돌면 하루가 지나갑니다.

  시간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가 가고 하루가 오며 또 한 달이 가고 다른 한 달이 다가옵니다. 시간의 지휘에 따라 만물은 잠에서 깨어나 세수하고 밥을 먹으며 학생은 학교로 직장인은 회사로 주부는 빨래하고 청소하며 집안 일을 합니다. 시계바늘은 째깍째깍 움직이며 모든 걸 지시하고 명령합니다. 일어날 때와 잠잘 때와 일할 때와 쉴 때를 지시하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잊지 않고 주선합니다,

  시간은 모든 걸 지배하여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시각까지 일일이 통제하고 조정합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째깍거리며 움직이는 시간은 자신에게도 매우 엄격하여 나태함 없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모든 걸 착오없이 지시하고 변화시켜 나갑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든 것이 시간속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늙고 죽으며 그리고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며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옵니다. 대지를 꽁꽁 얼어붙였던 혹독한 동장군도 시간 앞에선 저항할 수 없으니 봄이 되면 얼었던 대지의 두꺼운 껍질을 뚫고 연약한 새싹들이 파릇파릇 움트며 무성하게 자라나 꽃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 씨를 잉태하고 죽습니다. 영원히 존재하고 싶겠지만 시간에 의해 모든 것은 소멸합니다.

  시간은 하루 하루를 창조하며 천태만상을 세월 위에 조각하지만 그런데 기이하게도 한번도 똑같은 풍경을 반복해서 보인 적이 없습니다. 무량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내용과 특이한 주제로 신선하게 연출하는 시간은 최고의 마술사로 재능이 무궁무진합니다.

  그의 지휘에 따라서 하늘에는 해와 달이 뜨고 산을 구비구비 돌아서 강물이 흐르며 눈이 내리고 비가 옵니다. 넓은 초원에는 동물들이 뛰놀고 새들은 숲속을 날며 꽃들이 방긋방긋 웃고 하늘에서 땅에 이르기까지 모래알조차 시간의 눈을 피하지 못합니다. 때론 우렁차고 감미로운 음성으로 때론 아름답고 추한 모습으로 옳고 그르며 즐겁고 슬픈 요지경 같은 현란한 기교로 뭇 영혼을 사로잡아 무한 시공을 엮어갑니다.

  시간은 절대적인 권능이 있어서 아무도 그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무엇이든 시간에 복종하며 살아갑니다. 아이도 어른도 남자도 여자도 농부도 학자도 사기꾼도 용맹한 장군도 시간의 귄능 앞에 무릎을 꿇었고 천하를 호령하던 제왕도 그의 눈짓에 사라져갔습니다.

  시간은 위대하여 모든 것을 변화시키며 죽음으로 끌고 갑니다. 찰나찰나로 움직이며 그의 일사불란한 지휘에 따라 화음을 이루며 세상 만물은 변해갑니다. 몸이 그렇고 느낌과 생각이 그렇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렇습니다.

  무엇도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오직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째깍거리는 소리를 듣는 성품입니다. 보고 듣고 아는 스스로의 성품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시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오직 유일한 존재로서 있음(有)과 없음(無)를 초월하므로 생사에 걸림이 없습니다.

  깨끗한 거울에는 세상 만물이 그대로 비추입니다. 거울 속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생로병사하고 생주이멸하더라도 거울 자체는 늙거나 병들거나 죽음이 없듯이 보고 듣고 아는 깨끗한 마음은 조작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없앨 수도 없는 희유한 것으로 본성이며 불성입니다.

  티 없이 깨끗한 유리구슬처럼 무엇에도 물들지 않고 더럽혀질 수 없는 스스로의 마음을 찾아야 합니다. 고요하고 맑고 밝은 본성을 깨달으면 아무리 절대적인 힘을 가진 시간도 초월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없는 불멸의 반석 위에서 자유와 평화와 안락을 구가하니 이는 인류의 희망이며 빛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부터의 비밀로 각자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 - 목숨까지도 기꺼이 버려야만 비로소 열리는 고향의 신비한 풍광입니다. 

 

 각우 윤철근

       

출처 : 도솔천 명상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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