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5일
무명보살은 봉사활동을 나갔다.
나는 혼자 밥상을 차려서 고추장에 김치랑 나물을 넣어 비벼서 먹고는 조용한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평온하고 좋다.
몇 개월 전 보살이 아프다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으러 다니길래 몸이 아프니 봉사활동을 그만 두는 것이 어떠냐고 그래도 생각해서 말했더니 보람도 있고 좋다며 거절하므로 더 이상 간섭하지 않는다.
그런지도 벌써 일년을 넘었다. 의지 할 곳 없고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의 집을 방문하여 말동무도 하고 수지뜸이나 찜질팩을 해주는데 소속단체에서 약간의 교통비 정도를 받는 모양인데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며 더구나 나쁜 일이 아니므로 하고 싶은 대로 관여하지 않는다.
삶은 누가 대신 살아줄 수가 없다.
스스로 생각하여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하얀 눈밭을 스스로 혼자 걸어가는 것과도 같다.
법을 어기면 법의 처벌을 받고, 도덕에 어긋나면 도덕의 저촉을 받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고, 짐승같은 짓을 하면 후일 짐승의 몸을 받고, 바르고 아름다운 행을 하면 부귀와 공명이 따르며 천상 세계에 태어나는 것이니, 모두 자기 스스로가 만든 자신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내일은 음력으로 12월 8일로 부처님이 열반의 진리를 깨달은 날이다. 성도일을 맞이하여 석가모니에 대하여 사색해보는 것도 매우 유익하리라.
부처님은 이천오백여년전 인도의 카피라국 태자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싯다르타로 태자는 매우 총명하여 초빙된 스승의 학문을 능가하였으며 병법이나 무술에도 뛰어나서 그와 상대하여 이기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 정반왕은 그러한 태자를 매우 대견하게 생각하며 장차 왕좌를 물려 줄 태자와 함께 농민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싯다르타 태자는 왕과 함께 농민의 날에 참석하여 행사를 지켜보았는데 쟁기를 끌며 밭을 가는 소와 땀을 뻘뻘 흘리는 농부가 행복하지 않고 힘들어서 보였으며, 밭을 갈자 땅속에서 벌레가 나와 꿈틀거리니 작은 새가 포르르 날아와서 잡아 먹었다. 그 작은 새 위로는 커다란 새매가 하늘을 날며 작은 새를 노리는 약육강식의 현장을 목격하며, 세상이란 그가 사는 왕궁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 아니란 걸 알고 숲 속으로 걸어가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깊은 명상에 잠겼다.
그 후 태자는 동쪽 성문을 나와서 거리를 구경하다가 늙어서 등이 굽은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 힘들게 걷는 것을 보았다.
태자는 매우 놀라서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되었느냐고 시종에게 물으니 사람은 누구나 늙으며 늙으면 이가 빠져 볼이 들어가고 힘이 없어서 지팡이에 의지해 겨우 걷게 되는 것이라 했다.
그 말에 태자는 늙음을 슬퍼하며 궁궐로 돌아왔다.
그 후 남쪽 성문으로 소풍을 나와서 병이 들어 움직이지도 못하고 거적을 뒤집어쓰고 끙끙거리며 신음하는 병자를 보았다. 해골과 같은 몰골로 거적을 뒤집어 쓰고서 끙끙 신음하는 병자를 보며 시종에게 이유를 물으니 병이 들어 매우 아파서 고통스러워 신음을 하는 것이라 했다.
그 후 서쪽 성문을 나와서 상여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상여 뒤를 많은 사람들이 울면서 따르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며 시종에게 물으니 저것은 죽은 사람을 운구하는 상여로 유족들이 망인의 죽음을 슬퍼하여 울면서 뒤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으며 왕도 죽는다는 이야길 듣고 태자는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며 깊은 시름에 잠겨 고뇌하던 날이었다.
태자는 북쪽 성문을 나와서 거리를 거닐다가 한 사람을 만났는데 입은 옷은 남루하고 초라했지만 단정한 걸음걸이와 거룩하고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모습에서 그에게 다가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는 늙고 병들고 죽음이 없는 열반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늙고 병들고 죽음이 없는 것이 열반에 있음을 알고 열반을 찾아서 그의 나이 29세에 궁궐을 넘어서 수행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산해진미도, 보석이 장식된 옷도, 모든 사람이 그토록 바라고 원하는 왕의 지위와 권력도 버리고, 오로지 생노병사를 초월하기 위해 수행하던 6년이 되는 그의 나이 35세가 되는 해에 동쪽에서 떠오르는 샛별을 보며 마침내 진리를 깨달으니 음력 12월 8일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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