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의 날개

테베트의 스승

빛속으로 2006. 8. 1. 12:36

 

 

 

             < 티베트의 스승 >

 

 

 


티베트에 훌륭한 스승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온 나라에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가르침을 받으려고 찾아왔습니다.

 

 

가르침을 받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어릴 때 입문한 제자가 한 명 있었는데 스승님의 말씀을 어기는 일 없이 잘 따랐을 뿐 아니라 언행이 바르고 영특하여 경전 공부도 잘 따라서 배웠습니다.

 

 

세월이 흘러 스승님의 문하에서 공부하던 동자는 어느 듯 훌륭한 청년이 되어 있었는데 제자의 일거일동을 유심히 지켜보던 스승께서 하루는 그를 조용히 불렀습니다.

 

 

" 얘야, 오늘은 나와 함께 산보나 가자꾸나. "
스승님이 단둘이 산보를 가자고 하니 제자는 매우 기뻐하며
" 예."
하고 얼른 대답하며 스승님 뒤를 졸랑졸랑 따라 나섰습니다.

 

 

하늘은 맑고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는 화창한 봄날입니다.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 산등성이로 오르는 산책로에는 봄을 맞아 울긋불긋 여러 가지 꽃들이 탐스럽게 피어 있고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걷는 아름다운 숲 속에는 이름 모를 새들의 노래 소리가 정다웠습니다.

 

 

스승께서 발길을 멈춘 곳은 경사가 완만한 산등성이로 파란 잔디가 융단처럼 펼쳐지고 눈 아래로는 파란 능선이 멀리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노란 꽃 빨간 꽃 파란 꽃 형형색색의 꽃들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고 앞이 넓게 트여 시원하면서도 고요하고 아늑하며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곳 이였습니다.

 

 

스승님은 팔베개를 하고 잔디밭에 자연스럽고 누었습니다.
그리고 제자에게도 편하게 누우라고 했습니다.
제자는 스승님을 따라 팔베개를 하고 옆에 가만히 누었습니다.

 

 

따스한 햇빛은 두 사람을 비추고 산들바람은 살랑살랑 스쳐갑니다.
한참을 가만히 누워 계시던 스승님이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 하늘에 둥실 떠가는 구름이 보이느냐? "
스승님은 맑은 하늘에 둥실 떠가는 힌 구름을 가르키며 말했습니다.

" 예, 구름이 보입니다. "
라고 제자는 대답했습니다.

 

 

스승님은 또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 새소리가 들리느냐? "
스승은 나뭇가지에 앉아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소리가 들리느냐고 물었습니다.

 

 

" 예, 새소리가 들립니다. "
제자가 새소리가 들린다고 말하자 스승님이 말했습니다.

 

 

" 나는 너에게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아무 것도 없단다.
파란 하늘에 둥실 떠있는 뭉개 구름을 보고 지저귀는 산새소리를 들을 뿐이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제자는 완전히 깨달았습니다.
너에게 가르칠 것이 더 이상 아무 것도 없고 다만 너처럼 흘러가는 힌 구름도 보고 산새 소리를 듣는 것이 전부다 라는 스승님의 말씀에 깨달아 지혜를 완성했습니다.

 

 

제자는 스승님께 큰절을 올리며 감사의 눈물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괴로움도 슬픔도 걱정도 없고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음이 없는 마음의 고향을 찾은 성자의 탄생이니 스승님의 은혜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할 것이며 또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최고 최상의 거룩한 진리를 깨달은 성인께 진심으로 축하를 올립니다.

 

 

그런데 위대한 스승은 다만 보고 듣는 이것 뿐이라 가르치는데 삼척 동자도 구름을 보고 새소리를 듣는데 그걸 모른다는 건 참으로 괴이하고 이상한 일이지요.

 

 

 거꾸로 보고 달려서 진리와 점점 멀어져서 그렇게 쉬운 얘기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 아닌지요. 뒤집어진 전도된 생각을 바로 잡아 푸른 들판에 누워 파란 하늘에 흘러가는 뭉개 구름을 보고 지저귀는 산새소리를 들어 보세요.
다만 그것뿐이니,,, 

 

 

깨끗한 거울이 만물을 담고 해와 달은 만상을 비추나 크다 작다 아름답다 추하다 옳다 그르다 좋아하고 미워하지 않고 차별 없고 평등하듯이 무심하게 파란 하늘에 힌 구름을 보고 새소리를 듣는다면 망상으로 이루는 생사는 사라지고 우주와 같은 텅 빈 광활한 몸으로 오고 가며 보고 듣고 아는 진공묘유의 자성(自性)입니다.

 

 

         글 / 覺牛 윤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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