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만남

[스크랩] 금덩이 은덩이

빛속으로 2006. 7. 12. 15:10

 

 

 

 

    
           금덩이 은덩이

 

 


 어느 날, 검정 색 가방을 든 두 사람이 찾아와 예의 바르게 꾸벅 인사를 하고 말했다.
" 저희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전해 주려고 들렸습니다. "


" 저는 불교를 믿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다른 곳에 가서 말씀 전해주세요, "
나도 예의를 갖춰 정중히 사양했다.


" 그래도 괜찮으니 잠깐만 이야기하고 싶은데 잠시만 시간을 내 주시면 안되나요? "


 이처럼 하나님 말씀을 전해주고 싶다며 두 사람씩 짝을 지어 집에 찾아와서 이야기해 본 적이 있으므로 그들이 무슨 이야길 하려는지 알므로 거절하였는데 두 사람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간청했다.


 가가호호 방문하여 집요한 포교활동은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곤 한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종종 듣기도 하지만 나는 먼저 불자임을 밝히고 대화를 사양하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면 굳이 거절하지는 않는 편이라,,

 거절하는데도 잠깐만 이야기할 시간을 내어주기를 거듭 간절히 원하므로 자비를 베풀어(?) 의자에 앉으라고 권했다.

 

 두 사람은 나의 승낙에 매우 기뻐하며 고맙다고 다시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는다.
 두 사람 중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쯤으로 짐작되는 사람이 말을 꺼냈다.

 

" 이 세상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만드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

 

 정말로 그의 말처럼 여호와 하나님이 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얼마나 위대하고 놀라운 일인가!

 그 신은 무한한 능력이 있어서 모르는 것이 없고 할 수 없는 것이 없으며 우주의 모든 만물을 다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위대한 신을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이라 부른다 하니 사람들이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따르고 의지하고 싶은 심정은 당연할 것이며 의당 그를 믿고 따라야 할 것이다.

 

 강아지는 밥 주고 재워주고 귀여워 해주는 집주인을 졸졸 따라다니며 어디에라도 다녀오면 반갑다고 꼬리치며 애교를 떠는데 자신을 만든 창조주 하나님이야 더 논할 이유가 있겠는가.
 창조주를 받들어 모시지 않고, 믿고 따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고 괴이한 일일 것이다.


 그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 그런데 창조주께서는 자신이 만든 인간들이 창조주 여호와를 믿지 않고 그 말씀을 따르지 않으므로 전에는 물로써 심판을 하였는데, 앞으로 오는 세상에는 불로써 심판을 합니다.

 불의 심판이 있을 때에는 여호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모두 지옥 불에 떨어져 죽습니다.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자 만이 살아 남을 수 있으니 하나님을 믿고 그 말씀을 따르세요! "
 라고 매우 열정적으로 말했다.


 그의 열변을 토하는 확신에 찬 믿음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그러나 그의 대단한 열정이나 믿음과는 상관없이 그의 말에서 모순을 느꼈다.

 

 내가 그에게 물었다.
"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 세상 만물을 다 만들고 사람도 다 만들었으며 그 능력이 무한하여 모르는 게 없고 못 하는 것이 없다면 처음부터 질병도 없고 싸움도 없고 괴로움도 없는 낙원을 만들 것이지 질병은 끊이지 않으며 서로 싸우고 고통받는 세상을 왜 만들었습니까?

 또 신을 믿고 말을 잘 듣는 착한 사람만 만들고 신을 믿지 않고 따르지 않는 사람은 만들지 말았어야할 것인데 이제 와서 창조주를 믿고 따르지 않는다 하여 믿지 않는 사람을 찾아서 전에는 물에 빠뜨려 죽이고 이번에는 불에 태워 죽이려 한다는 것입니까? "


" 사람들이 창조주를 믿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여호와는 불로써 심판하여 죽이려는 것입니다. "

나의 말에 기가 조금 죽은 듯 어물거리며 음성을 낮추어 대답했다. 

  
" 참으로 이상하고 괴이한 일입니다. 모르는 것이 없고 할 수 없는 것이 없다는 창조주가 자신을 믿지 않고 말을 따르지 않는 인간을 만들었다는 것입니까? 

 예상하지 못했다면 여호와의 능력은 전지 전능하지 않고 무능하며, 만약 창조주를 믿고 따르지 않을 것을 알고도 인간을 만들어서 믿지 않는다고 전에는 물로써 죽이고 아직 다 못 죽여서 이번에는 또 불로서 태워 죽인다고 한다면 여호와는 얼마나 잔인하고 몹쓸 신입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여호와 하나님의 실체라면 존경하고 받들어 모실 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닐까요?
 자식을 둔 어버이가 자식이 말을 듣지 않고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자식을 물에 빠뜨려 죽이고 불에 태워 죽인다고 한다면 어떠하겠습니까,
 그러한 부모가 존경받을 수 있으며 친부모가 맞겠는지요?

 부모가 아닌 원수지간이거나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아닐까요? 그러한 사악한 늑대에게 어찌 자신의 손발을 스스로 꽁꽁 묶어서 맡길 수가 있겠습니까!"


" ,,,,,,,,,,,,,,,,,,,,,,,,,,,,,,,,, "

 

"그러한 짓은 부모는 차마 못하며 선량한 어버이는 자식이 나쁜 길로 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보살피며 좋은 길로 가도록 인도합니다.

 물에 빠뜨려 죽이고 불에 태워 죽이는 그런 흉악한 짓을 자행하는 어버이가 있다면 마땅히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감옥에 가고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질 것인데, 그런데 여호와 신이 한 두 사람을 본보기로 벌을 주는 것도 아니고 몽땅 불에 태워 죽이겠다고 위협을 하니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전지전능한 창조주라면 처음부터 잘 만들어서 신을 배반하거나 믿고 따르지 않는 인간은 만들지 않아야 했을 것이며 또 근심 걱정 슬픔 고통 절망 따위는 만들지 말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수 있도록 세상을 만들었어야할 테인데,

 질병과 전쟁과 불안한 세상을 만든 자신의 과오는 탓하지 않고 오히려 그 때문에 괴롭게 살아가는 피조물인 사람들을 물에 빠뜨려 죽이고 불에 태워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협박한다면 그런 창조주 여호와는 과연 어떤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겠습니까? "

 

 내가 종교를 믿건 안 믿건 또 어떤 종교를 믿던지 강요를 받은 적이 없으며 온전히 나의 생각과 판단에 의하며 어떤 선입관도 없다. 

 그러나 도덕적인 사람은 말 할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어버이조차 차마 못할 일을 서슴없이 자행하는 신이 여호와라면 설령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그의 위협에 굴복하여 따르고 복종하더라도 난 결코 그에게 나를 의탁하거나 복종하여 따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여호와는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훌륭한 창조주도 아니며 존경해야할 성스럽고 거룩함이 없지 않은가!  

 무능과 허위와 협박이 있을 뿐인데 그 말에 속아 믿고 따라가다간 언젠가 깊은 늪에 빠져서 고생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므로 속히 미혹에서 떠나야 한다.

 그럼에도 그 신을 믿고 따른다고 한다면 더 이상 관여할 바 아니지만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믿지 않고 따르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종교나 사상을 믿고 따르든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간섭할 이유가 없는 온전히 자유로운 선택이며 자유로운 선택과 믿음은 소중하며 침해받지 않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을 선택하고 믿는가에 따라 생각하고 말하고 행함이 다르게 되므로 인과가 달라져서 행복과 불행, 즐거움과 괴로움, 슬픔과 기쁨, 부귀와 빈천을 각각 다르게 받게 되므로 원인에 대한 과보는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것이니 깊이 숙고하여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되면 서둘러 바른 진리의 길을 찾아가야할 것이다. 

 

 찾아온 손님들은 조용히 앉아 있었고 나는 말을 이어갔다.
" 그리스도 교인들은 지구는 평평하다고 했고 지구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데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갈릴레오는 지구가 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들의 교리에 어긋난다며 이단이라고 하여 처형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다 알다시피 지구는 평평하지 않고 둥글며 지구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며 돌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그들은 내 질문에 어리둥절하여 아무 말이 없었다.
" 여기에 100점 만점에 100점 짜리 답안지가 있고 또 100점 만점에 80점 짜리 답안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답안지 가운데 어는 것이 완벽한 답안지라고 하시겠습니까? "

 

" 그야, 100점 짜리 답안이 완벽한 답안지가 아니겠어요 "

 

" 예 그렇습니다. 100점 만점에 100점 짜리 답안지만이 완벽한 답안지가 될 수 있는 것이지 80점 짜린 완벽한 모범 답안지는 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마찬가지로 진리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변함이 없어야 진리라고 할 수 있으며 옛날에는 맞았는데 지금은 맞지 않고 지금은 맞는데 미래에는 맞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렇게 시대와 장소에 따라 바뀌고 틀린다면 그건 진리라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노인이나 어린이나 가난한 자나 부자나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이나 누구에게나 차별이 없고 바르고 공평하고 평등해야 합니다. 처음의 뜻도 좋고 중간의 행도 바르며 그 결과도 물론 좋아야할 것이며 언제나 한결같이 바르고 좋아야 참으로 믿고 따를 만한 위대하고 거룩한 진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아직까지 나는 불교에서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변하는 진리를 말씀하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증명되어 부득이 바꾸어야 하는 허황된 말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습니다. " 
 

  두 사람은 나의 말에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고 나도 침묵을 지켰다. 한참 침묵이 흐른 후에 처음부터 대화를 나누던 분이 말을 꺼냈다.

 

" 불교를 믿으신지 오래 되셨습니까? "

 

" 예,, 이십 년 두 넘은 것 같습니다만. "

 

" 아, 예, 그렇군요, 저두 전에는 성철스님을 찾아 뵙기 두 했어요. "


" 우리는 배우며 살아갑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고 아는 것은 가르쳐 주며 함께 길을 가는 동반자입니다.
 저도 전에는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것이며 무엇이 진리고 사후는 어떤 것인지 많은 명상을 했고 수행했습니다.
 그 덕분에 오늘 이렇게 만나 이야기하는 것 같으며 이것이 적은 인연은 아닐 것입니다. 선생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불교에 관심이 있었던지 성철스님도 만나봤었다는 그는 친절하게 미소지으며 말하자 마음을 열고 물어왔다.
" 불교는 참 어려운 것 같은데요. 무엇을 불교라 합니까? "


" 불교에는 부귀영화의 복을 구하는 법도 있고 천상에 태어나는 법도 있으며 부처님의 가피를 입는 기도법도 있습니다, 그런데 불교의 진수는 근심 걱정 괴로움이 없고 늙지 않고 병들지 않으며 죽음이 없는 열반에 이르는 가르침입니다. "

 

" 그 세계에는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있나요? "

 

" 물론 부처님 가르침대로 공부하면 누구나 다 그곳에 이를 수 있습니다,
 깨달음이란 나의 자성을 밝게 아는 것이고 불생불멸하는 나를 분명하게 안다면 지금 곧 해탈이고 열반이니 천하에 쉽습니다.
그러나 알지 못한다면 부지런히 수행해야 하며 그건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린 것이지요. "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좋은 말씀해주어 고맙다고 정중히 인사하고 떠나갔다. 

 

 

         

출처 : 도솔천 명상센타
글쓴이 : 도솔천 명상센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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