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자유인의 노래

빛속으로 2005. 11. 7. 12:53

 




   == 자유인의 노래 ==

 

 

                  1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도인 형제의 삶이

 세속 사람들의 

 특별한 관심을 끌었던지

 영상에 담아 TV에 방영되였읍니다.

 

 손수 지은 초막 곁 밭에

 배추 무 쑥갓 상추

 감자와 옥수수를 심고 가꾸면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도인의 삶이 신기하고

 또 숲속의 공기처럼 신선한 것인지

 

 세속을 떠난 사연과

 천연의 동굴에서 수도하던 곳

 

 싸움인지 장난인지 구별할 수 없을

 아이처럼 천진스런 대화를 나누고

 공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앵콜 방영한 것을 보면

 고향같은 감동을 주었던 모양입니다.

 

 산 아래 마을에는

 누님이 작은 슈퍼를 운영하는데

 가끔씩 형제들이 산을 내려와 들리면

 김치랑 된장이랑 먹을 것을 챙겨주었고

 

 남들처럼,, 결혼도 않고

 은거하여 사는 것이 안타까워

 산으로 떠나는 뒷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는데

 

 산에서 산 지도  

 어언 강산이 몇 번이나 변하여

 이미 쉰이 넘은 형제 도인은

 애잔히 바라보는 시선을 아랑곳 않고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하늘거리며 여유롭게 떠나갑니다.

 

 방송국에서 취재 차 온 분이

 왜 이런 곳에서 사느냐고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도시에서 편하게 사는 건 어떤냐는 물음에

 

 긴 머리를 천으로 묶은 도인은

 바람에 수염을 나부끼며

 산골짝을 흐르는 맑은 시냇물 처럼

 조용하고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강이 흐르는 산 기슭 오두막에

 촌부가 살고 있었지요.

 그는 날마다 강으로 나가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물에는 항상 많은 고기가 들었는데

 먹을 만큼 만 소쿠리에 담고

 나머지는 강물에 놓아 주었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의 곁에는

 동자가 졸랑졸랑 따라다니게 되었는데

 강으로 나갈때면

 으레 그물을 들고 따라 나셨지요.

 

 하루는-

 스승님,, 한가지 물어봐도 되요?

 응, 그래 뭐이 궁금한지 물어 보거라.

 

 저,, 그런데 잡은 고기를

 먹을 것만 남기고

 다 놓아주는 거예요.

 많이 많이 잡아오면 안되나요?

 

 터벅터벅 걸으며

 소쿠리를 들고 달랑달랑 따라오는

 동자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고기는 많이 잡아서 무어하게?

 많이 잡아서 시장에 내다 팔지요.

 

 시장에 팔아서 무어하게?

 돈을 많이 벌지요.

 

 돈은 많이 벌어서 무어하게?

 돈을 많이 벌면 넓은 땅을 사지요.

 

 땅은 사서 무어하게?

 대궐같은 으리으리한 큰 집을 짓지요.

 

 큰 집은 지어서 무어하게?

 하인들 거느리고 편하게 살지요.

 

 그 다음은 무어하게?

 편히 쉬면서

 가끔씩 강에 나가 고기나 잡아 먹으며 살지요.

 

 스승은 제자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지금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느냐?

 어께를 두드리며 햇살처럼 말했습니다.

 

 

              2

 

 첨단을 달리는 방송국 PD는

 자동차도 없고 왁짝데며 놀 곳도 없는

 산속의 생활이

 초라하고 보잘 것 없다고 느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공해에 찌들려서

 허겁지겁 살아가는 도시인의 생활과

 대조적인 허허로운 삶이

 자유인의 청량한 노래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게

 돈이나

 사는 집이나

 무엇하나 변변한 게 없지만

 

 늘 한가롭고 평온하게 

 욕심을 놓고 구름처럼 바람처럼

 어쩜 바보스럽게 살아가는 내게

 여름이 가는 날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나라 경제가 어려워

 가만 있으면 큰일 날 지경이라며

 베트남으로 가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해야겠다고

 

 정보를 쭉 수집해 봤는데

 지금 베트남은

 칠팔십년대의 한국과 같이 한창 개발중이라

 

 한국에서는 남아도는

 농기구라든가 건설장비 등

 거의 폐품에 가까운 기계들을 수리하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물품을

 그 나라에 수출하는

 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살지 

 나이 먹고 고생하러 가느냐고 극구 말리지만

 한국의 칠팔십년대를 살아봤기에

 경험을 토대로 잘 할수 있을 거라며

 

 계산에 의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많은 돈을 벌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계획을 묵묵히 듣고 

 

 끝없이 불타는 욕망을 보면서

 맑은 빛 홍차를 권하며

 자유인의 노래를 잔잔하게 들려주었습니다.

 

 

 강이 흐르는 산 기슭 오두막에 

 촌부가 살고 있었지요.

 그는 날마다 강으로 나가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물에는 항상 많은 고기가 들었는데

 먹을 만큼 만 소쿠리에 담고

 나머지는 강물에 놓아 주었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의 곁에는

 동자가 졸랑졸랑 따라다니게 되었는데

 강으로 나갈때면

 으레 그물을 들고 따라 나셨지요.

 

 하루는-

 스승님,, 한가지 물어봐도 되요?

 응, 그래 뭐이 궁금한지 물어 보거라.

 

 저,, 그런데 잡은 고기를

 먹을 것만 남기고

 다 놓아주는 거예요.

 많이 많이 잡아오면 안되나요?

 

 터벅터벅 걸으며

 소쿠리를 들고 달랑달랑 따라오는

 동자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고기는 많이 잡아서 무어하게?

 많이 잡아서 시장에 내다 팔지요.

 

 시장에 팔아서 무어하게?

 돈을 많이 벌지요.

 

 돈은 많이 벌어서 무어하게?

 돈을 많이 벌면 넓은 땅을 사지요.

 

 땅은 사서 무어하게?

 대궐같은 으리으리한 큰 집을 짓지요.

 

 큰 집은 지어서 무어하게?

 하인들도 거느리고 편하게 살지요.

 

 그 다음은 무어하게?

 편히 쉬면서

 가끔씩 강에 나가 고기나 잡아 먹고 살지요.

 

 스승은 제자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지금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느냐?

 어께를 두드리며 햇살처럼 말했습니다.

 

 

                  3

 

 자유인의 청량한 노래를 들려주며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자고

 그렇게 살면 될텐데

 왜 끝없는 욕망을 쫓아가느냐고 물으니

 

 친구는 참 좋은 곡조라며

 그렇게 사는 것이 좋고

 옳은 방법이라 생각은 되는데 

 실행이 잘 따르지 않는다 말했습니다.

 

 처음 듣는 노래일지라도

 두 번 세 번 듣고

 한구절 한구절 따라 부르다 보면

 어느 사이 익숙해져 18번이 되듯

 

 생각과 행동이 반복되어 습이 되고

 습관이 이어져 

 한사람의 인생으로

 아름답게 채색되거나

 고통과 슬픔으로 추하게도 얼룩지는데

 

 거룩하고 성스런 말이나 글은

 반복해서 읽고 들어야 합니다,

 

 듣고 따르다 보면

 어느 듯 훌륭한 스승으로

 존경을 받으며

 신도 옹호하고 보호할 것입니다.

 

 

 때론 귀찮아도 했지만

 담론하며 곡차도 나누던

 먼 이국 땅으로 떠날

 나의 오랜 다정한 친구는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여기도 사람과의 관계이며

 언어가 당장 지장이 있을지 모르나

 전생을 반복하면서 산 적도 있을 것이니

 곧 익숙해질 거라며

 

 설렁 돌아올 수 없고 죽어

 그곳에서 태어나더라도

 위대한 가르침을 따라

 내생에도 열심히 수행할 작정이라고

 가을 햇살처럼 미소합니다.

 

 친구를,, 어쩌면

 다시는 못만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억 만리 떨어져 있어도

 자유인의 노래를 간직해

 잊지않고 반복하여 부른다면

 

 내생에는 고통과 절망으로 비틀거리며

 방황하는 이들에게 

 우렁차고 때로 부드럽게

 감미롭고 현란하게

 영혼의 울림으로 들려줄 수 있을 겁니다.

 

 밥 한그릇을 그리워하는 것이나

 진수성찬을 투정하는 불만족은

 똑같고 차별이 없는 것이니

 

 게을러서 지붕이 세고

 지은 복이 없어서

 끼니를 이을수 조차 어렵다면

 스스로 채칙을 높이 휘둘러야겠지만

 

 끝없는 욕망을 쫓아

 분주히 고통 속으로 달리지 말고

 청빈의 충만한 가난을 즐기며

 평온하게 살아가길 희망하며 씁니다.

 

          覺牛 윤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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