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그리기 중에서

[스크랩] 어린 영혼과 만남

빛속으로 2014. 12. 28. 12:55


 

 

 

     * 어린 영혼과 만남 *

 


 9시가 넘어 어둑어둑한데 낮선 사람이 가계 문을 열고 들어섰다. 보기 좋을 만큼 퉁퉁한 사람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급하게 달려온 듯 숨결이 거칠었다. 발그레 상기된 그는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나에게 물었다.
 "친구 부인이 귀신이 들려 그러는데 혹시 부적 쓴 것 있어요?"
 "아~ 예. 있습니다."
 "부적 한 장 만 주세요."
 그는 급하게 부적을 달라고 했다. 마침 부적을 써놓은 게 있어서 그에게 건네주었는데 그는 부적을 손에 들고서 얼마냐고 물었다.
 내가 오 천 원이라고 대답하자 지갑에서 오 천 원을 꺼내주면서 물었다.
 "효험이 있어요?"
 "효험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부적이 효험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니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효험이 없으면 가져올께요. 환불해 주세요. "
 부적에 효험이 없어서 귀신에게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라면 어쩜 환불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친구 부인이 귀신에 들려 급해서 허겁지겁 찾아온 사람이 효험이 없으면 돈을 환불해달라고 하니 귀한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이라던데 내 생각에는 별로 비싼 것 같지 않은 부적 값에 환불을 하겠다니 참으로 계산이 냉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담 같기도 하고 진담 같기도 한 그의 말에,
 "그럼 그렇게 하세요."
 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는 내 말에 엷게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로 컴컴한 어둠 속으로 빠르게 사라져 갔다.
 나는 가끔씩 부적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곤 하는데 부적이 얼마만큼의 효험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른다. 아는 분들이 부적을 써 달라 하니까 좋아해서가 아니라 다만 정성을 다하여 써줄 뿐이다.
 소원성취 부적을 쓸 때에는 이 부적을 소유하는 사람의 간절한 소원이 성취되기를 바라며, 만사 형통부적을 쓸 때에는 만사가 잘 되기를 바라고, 차량사고 예방부적은 차량사고를 당하지 않기를 그래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쓰고, 장사 잘되는 부적은 장사나 사업이 잘 되기를 바라며, 가족 화합부는 그 집의 가족들이 화목하고 단란하기를 바라면서 쓴다.
 부적의 종류는 매우 많아서 그 이름과 형상을 다 기록하려면 책 한 권을 가지고도 오히려 부족할 정도인데 부적의 모양이 글씨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하여 쓴다고 해도 정확한 표현인 것 같지 않고 그린다고 해도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쓰는 반반이 얽히고 섞인 문자와 그림의 형상화이다.
 부적은 쓰는 사람에 따라 먹이나 금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경면주사로 그리거나 쓰는데 경면은 한국에서는 생산이 되지 않고 중국에서 거의 수입하여 온다. 경면도 여러 질이 있는데 붉고 반짝이며 윤이 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고급일수록 글을 쓰면 색깔이 더 붉은 빛을 띤다.
 부적을 쓸 때 나는 부적이 의미하고 있는 좋은 뜻을 생각하여 정성을 다하나 그렇다고 결과를 강요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전생의 인과로 맺어진 원한이나 증오를 풀고 서로 화목하기를 바라며 모든 사람들이 안락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면서 그리고 쓴다.
 부적은 종류가 많아서 사람을 해치거나 모함하는 내용의 것도 있는데 누구를 모함하고 나쁜 결과를 바라는 원한과 증오가 서린 부적을 부탁 받은 적은 없지만 설령 그런 부적을 써달라고 사정해도 써줄 생각이 없다.
 언젠가 서예를 하는 분이 경면으로 경을 쓰고 부적을 그리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분의 질문에 부적을 쓰다보면 어떤 때는 글씨 속으로 내 마음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며 부적을 그리고 쓰는 사람의 마음이 부적에 어느 정도 녹아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은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말도 하고 표정을 지으며 글을 쓰는가 하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 이와 같이 자신의 마음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여러 방법이 있듯이 영혼에게 말을 하고 뜻을 전달하며 이야기하는 수단 중의 하나가 부적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떤 나라는 좌측 통행을 하고 어떤 나라에서는 우측 통행을 하며 나라와 시대에 따라서 법률이나 규칙이 다르듯이 그렇게 직접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영가나 귀신들과의 통신 방법 중 오래된 전통 방법의 하나가 부적이라 보며, 부적을 소지하므로 정신적 위안을 받고 마음에 긍정적인 믿음을 줄 수 있다면 미신적 요소가 없지 않다 하더라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일체를 거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똑같은 '물'인데 소가 먹으면 젖이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되듯이 쓰고 활용하는 것에 따라 결과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므로 부적이 비록 큰 법은 아니지만 어려운 처지의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줄 수도 있으니 부적이 좋다 나쁘다 난 단적으로 평가하지 않으며 내가 쓰고 그린 부적이 얼만큼의 효력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다만 정성을 다하여 고요하고 평온하며 무심으로 그리고 써서 인과를 말하고 착하게 살라하며 부탁하는 사람에게 주는 뿐인데 만약 전생의 원결이 깊다면 부적 한 장으로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결이 깊어서 부적을 소지해도 효험이 없다면 그것은 누구의 탓은 아니며 그것까지 책임 질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모든 소원을 부적으로 다 이루고 성취할 수 있다면 부적의 종류가 하도 많아서 도깨비 뿔도 구할 수 있을 만큼 없는 것이 없는데 부적만 소지하면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모두 뜻대로 이룰 수 있다고 하면 살생하고 속이고 도둑질하고,, 무수한 나쁜 행위도 소멸되어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을 것이고 놀고 먹으며 세상만사가 안 되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옛날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으며 미래에도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부적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것에 대하여 나는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약간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실제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어려웠던 일이 잘 풀리는 경우에 대하여 듣고 체험하는 실제이므로 그 만큼의 가치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효험이 없으면 환불을 해달라는 그에게 마음대로 하라는 나의 말에 옷에 땀이 흥건히 베인 그는 빙긋이 웃음을 머금고 서둘러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그리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그가 다시 찾아왔다.
 다시 찾아온 건 부적에 효험이 없어서 환불을 하려 왔는가 생각하는데,
 "저,,, 같이 가 주시면 안될까요?"
 "어디를 요?"
 얼토당토않게 함께 가 달라는 그의 말에 의아해 하며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물었다.
 "저가 여기서 가져간 부적을 친구 부인에게 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친구 부인이 이 부적을 어디에서 가져 왔는지 이미 다 알고 있더라 구요. 그러면서 아무리 주려고 해도 도무지 받지를 않는 거예요,"
 부적이 효험 없어서 환불을 하려 온 것인 줄 알았는데 당사자가 받지 않아서 온 것이라 하므로 부적에 효험이 없어서 환불하려 온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환불을 해 달라고 해도 그럴 생각 이였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신기하게도 부적이 전혀 효험이 없는 물건은 아닌 듯도 싶었다.
 어디서 부적을 가져 온지 이미 다 알고 있더라는 그의 말에서 귀신같이 알아 맞춘다고 흔하게 쓰는 이야기가 헛된 말은 아닌가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기 때문에 여기에 직접 오지 않아도 다 아는가 보다며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얘기들의 대부분은 허무맹랑한 말이 아닌 실제의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친구 부인이 부적을 받지 않고 소동을 부려서 그러니 멀지 않은 곳이라며 함께 가 달라고 부탁하는데 나로선 처음 겪는 일이라 난감하여 망설여졌다.
 내가 승낙을 하지 않자 그는 초조해 하며 자초지종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와 친구랑 친구의 부인 이렇게 셋이서 자동차를 타고 서울에서 출발하여 팔당댐에 이르렀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친구의 부인이 미친 듯이 운전을 하고 있는 나에게 달려들어 차의 핸들을 흔드는가 하면 날 때리고 꼬집고 난리를 쳤어요.
 아기 목소리를 내며 자기를 죽인 엄마와 아빠라며 엄마 아빠가 밉다고 저주를 하면서 죽여버리겠다고 차의 핸들을 틀어 팔당댐으로 몰고 들어가려고 하는 거예요. 붙잡고 말려도 차안에서 꼬집고 때리며 난동을 부리며 운행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훼방을 놓는 바람에 운전하고 오는 내내 사고라도 날까 두려워서 혼났어요."
 얼마나 겁이 났었는지 식은땀을 손으로 쓱 닦으며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혹시 퇴마사라고 들어보셨나요? "
 흔한 단어는 아니지만 책에서 읽은 적이 있고 풍문에 들은 적도 있어서 안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친구와 저는 퇴마사 거든요. 귀신이나 잡신들을 몰아내는 것이 저희들 직업이라 귀신이 들어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서 잡신을 떼어 쫓아내 준답니다, 그래서 친구 부인이 귀신에 들린 것을 직감하고 귀신을 쫓아내려고 반야심경, 천수경, 원각경, 등 여러 가지 경을 읽어 주었거든요. 그런데 전혀 소용이 없더라 구요. 다른 귀신들은 경을 읽으면 무서워하고 대부분 다 도망을 가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금강경을 읽으니까 조금은 무서워하고 진정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더라 구요. 겨우 겨우 달래가며 여기까지 와서 친구와 친구 부인을 집에 내려놓고 돌아다니다 불교사가 눈에 띠이기에 무작정 들어왔어요."
 라고 말하며 같이 가서 어떻게 좀 해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 접하는지라 거절하고 싶은데 함께 가 달라는 낮선 사람의 간절한 부탁을 차마 뿌리치기가 어려웠다. 거듭 부탁하는 사람의 심정이 안타깝고 다급한 상황인 것 같아 경험이 없는 몸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내키지는 않았지만 한참을 주저하다 다른 뽀족한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승낙하고 말았다.
 처음 겪는 사건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간절히 부탁을 하니 일단 그 곳에 가서 사정에 따라 대처하기로 작정했다.
 "저도 어찌 해야할지 잘 모르지만 일단 같이 가보죠. 그러나 지금으로선 저도 장담을 할 수가 없습니다,,,."
 라고 말하자 그는 기뻐하며 결과에 책임이 전혀 없다고 같이 가 달라고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승낙을 하긴 했지만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한 것은 언젠가 책에서 읽은 어렴풋한 내용 외에는 알지를 못했다. 퇴마사라는 사람들이 못하는 것을 내가 할 수는 있을까 의아해 하며 그래도 도와주기를 청하니 가서 상황에 따라 대응하기로 하고 절에 갈 때라든가 집에서 입고 다니던 법복을 간소하게 걸치며 그에게 쌀집에 가서 팥을 조금 사 오라고 했다.
 동짓날은 으레 절이나 일반 가정에서도 팥죽을 쑤어 먹는데 그것은 붉은 색의 팥죽이 잡신을 쫓고 액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 부처님의 점안 식에도 팥을 뿌리는 의식이 있는데 그것은 귀신을 쫓고 잡귀가 가까이 범접치 못하게 하여 주위를 신성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혹시 소용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팥을 한 되만 사오라고 했다.
 그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뛰어가더니 금방 사 가지고 왔다. 검은 봉지에 팥을 담아 가지고 온 그를 따라서 친구와 그 부인이 있다는 곳으로 설렁설렁 따라 나섰다.
 밤이 늦어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얼마쯤 걸어가다 어느 집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는 나를 보며 이 집이라고 손으로 가르치며 대문이 반쯤 열려진 어두운 집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그를 따라 나도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 집은 꽤 커 보이는데 큰집에 비하여 주위는 밝지 않고 음산하고 어두웠다.
 그는 나에게 주인댁은 안채에서 살고 몇 가구가 세를 들어 사는데 친구는 이 집에 이사 온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소곤거리듯 조용하게 설명하면서 대문 바로 옆방을 가르치며 여기 이 방이라며 앞장을 서서 삐꼼이 열려진 문안으로 들어갔다.
 삐꼼이 열려진 곳에 부엌이 나타나고 작은 재래식 부엌을 거쳐 그는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집안에서는 왠지 괴괴하고 음산한 기운이 자욱했다. 

 안방으로 들어간 그는 문을 반쯤 열어 놓고 나를 들어오라고 했다. 열려진 문으로 보니 그리 크지 않은 방안에 젊은 두 남녀가 있었는데 남자의 품에 안겨 있던 여인이 나를 보자 갑자기 날카롭게 소리쳤다.
 "들어오지 마세요!"
 들어오지 말라는 외침에 일순 멈칫 했는데 소리를 치는 여자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아, 저 여인이로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방안에서 주인인 여인이 들어오지 말라고 외치므로 들어갈 수도 없고 안 들어 갈 수도 없는 묘한 입장이었는데 같이 왔던 사람은 어서 들어오라고 말하며 눈짓으로 재촉했다.
 그러자 여인은 날 들어오라고 하는 사람을 노려보며 안 된다고 들어오지 말라고 말하라 하고는 다시 나를 향하여,
 "안 되요! 절대로 들어오지 마세요!"
 라고 손을 내저으며 들어오지 말라고 반복하여 외쳐댔다.
 들어오지 말라고 외치는 사람이 귀신에 들렸다는 친구의 부인임을 한 눈에 알아 볼 수가 있었는데 여인의 눈에서는 시퍼런 불꽃이 일었다. 그처럼 사람의 눈에서 펄펄 불을 뿜는 것은 처음 보았다.
 남자가 여자를 품고 여자가 남자 무릎에 앉아 있는 묘하고 어색한 분위기라 사생활에 개입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기도 되돌아서기도 난처한 상황에서 머뭇거리는데 방안으로 들어간 같이 온 사람은 계속 들어오라고 눈을 깜박이며 손짓을 하므로 마음을 다잡아먹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여인은 남자의 품에 안겨서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치다가 내가 기어이 방안으로 들어서자 남편의 품에서 벌떡 일어나 똑바로 앉아서는 두 눈을 부릅뜨고 나가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발광하듯 소리치는 여인의 두 눈에서는 불꽃이 일고 불덩이가 뚝뚝 떨어졌다. 밤에 호랑이라든가 맹수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 눈에서 불이 뚝뚝 떨어진다고 하던 어렸을 적 무더운 여름날 저녁에 쑥으로 모깃불을 지펴놓고 멍석 깔고 누워서 듣던 옛날 이야기가 떠올랐다. 맹수의 눈에서 이글거리는 불빛이 저 여인과 같으리라.
 눈에서 불꽃이 이글거리는 여인은 원한과 증오가 가득한 야수와 다름없었다. 보통 사람이 무심코 그녀의 불을 뿜듯 타오르는 증오와 분노의 눈빛을 보았다면 아마 소스라치게 놀라서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괴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섬뜩하고 오싹한 느낌이 들었는데,, 나는 훨훨 타는 듯한 여인의 눈을 피하지 않고 응시했다.
 소리지르며 외쳐도 내가 나가지 않자 여인은 무언가를 집어던지는 시늉을 하더니 그래도 꼼짝하지 않으니 분풀이로 나를 데리고 와서 들어오라고 말한 남자에게 덤벼들어 때리고 꼬집으며 입으로 물려고 했다.
 부인이 친구를 때리며 물려고 하건만 남편은 제지를 못하고 멍하니 보기만 했다. 같이 온 사람도 역시 저항을 하지 못하고 그냥 맞고 피하면서 어색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나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난폭해져 고함을 지르고 남편의 친구에게 달려들어 팔을 물어뜯고 할퀴며 때리는 여인에게 다정한 어투로 조용하게 말했다.
 "내가 여기 온 건 너를 해치려는 것이 결코 아니야. 내가 온 건 너를 도우려고 온 거야."
 라고 어른이 아이에게 타이르듯이 친근하고 다정스럽게 나는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 여인은 결혼을 한 부인이지만 나는 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말했는데 여인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처럼 행동하고 말씨 또한 아이와 다름없어서 아이에게 대하듯 한 것이다. 
 해치려고 온 것이 아니라 도우려고 온 것이라는 말에 분노의 기세가 조금은 누그러드는 듯 느껴졌다. 경계의 빛이 차츰 가라앉고 용광로처럼 끓어올라 이글거리던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을 즈음 물었다.
 "넌 누구냐?"
 여인에게 빙의가 된 아이가 말했다.
 "난 우리 엄마가 죽인 아이야!"
 아이의 행동과 말투를 하는 여인은 남편의 품에 다시 안기며 말했다. 말은 비록 엄마가 하지만 목소리나 행동은 완전히 아이였다.
 나는 점을 치거나 굿하는 것을 직접 보기도 했고 방송이라든가 간접적으로 접신의 과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아이의 엄마처럼 완전히 아이의 혼령에게 점령된 경우는 처음 보았다.
 그들 부부가 낙태한 아이의 영인 것 같았는데 여인은 완전히 영에 점령당하여 여인에게서 여인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원한과 증오에 찬 영혼이 여인의 몸을 완전히 통제하고 지배하고 있었는데 원망과 저주의 저 뒤편에서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엄마의 마음만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내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너는 왜 여기 있는 거야?"
 "복수를 하려고 그래. 엄마 아빠가 나를 죽였거든!"
 그렇게 말하면서 눈빛은 다시 이글거리며 불타올랐고 무엇이든지 파괴하고 부수며 금방이라도 그들을 잡아먹으려는 맹수와도 같은 모습이 되어 품에 안긴 아버지인 남편을 주먹으로 때리고 할퀴고 무는가 하면 자신의 팔을 깨물고 할퀴며 나와 같이 온 남자를 노려보며 때리고 할퀴려 했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무 말도 못하고 아이와 같은 아내의 행동을 하는 대로 지켜만 보았고 그의 친구도 왜 그러느냐고 이러지 말라고 슬금슬금 피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다른 사람에게는 난폭한 언행을 하면서도 나에게는 어떤 불량스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내가 말했다.
 "너가 엄마한테 있으면 엄마가 얼마나 힘든 줄 알어?"
 "응, 엄마가 힘든 줄 다 알아."
 내 말에 아이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대답했다.
 "엄마가 힘든 줄 알면서 왜 엄마한테 있는 거야?"
 엄마가 힘든걸 알면서도 괴롭히는 영가에게 조금 화가 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가 나를 죽였거든 그래서 복수를 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러면서 장난기 많은 아이가 장난을 하듯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높이 들어 손톱을 세우고 으르렁거리며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를 향해 위협했다. 

 내가 말했다.
 "만약에 세상 사람들이 다 너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때리거나 꾸중하고 버린 부모에게 원한을 갚는다고 한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겠니. 더구나 그래도 좋았던 나빴던 잠시나마 전생에 너의 엄마 아빠였는데 그렇게 괴롭히면 너의 마음이 즐겁고 행복 할 수 있겠니.
 너 뜻대로 엄마 아빠를 죽여서 복수를 했다면 아주 잠깐은 좋아하고 쾌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 그러나 깊이 생각해서 너가 너의 엄마와 아빠를 죽였다고 가정하고 그 후를 생각해봐.
 엄마 아빠를 죽였다는 생각에 너는 몹시도 고통스럽고 괴로워할 거야. 그 고통은 너가 전생에 당한 고통보다도 더 괴롭고 고통스러워 스스로 자책하며 괴로워하게 될 꺼야. 그렇지 않을까?
 또 만약에 너가 어른이 되어서 너의 부모가 너를 버렸듯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에 너가 너의 아이를 버렸다고 생각해 봐.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그럴 수 밖에 없어서 행동한 것에 너의 죽은 아이가 원귀가 되어 나타나서 너를 죽이겠다고 덤비면 어떻겠니 마음이 좋겠니. 너도 반대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이제 마음을 풀어, 응?"
",,,,,,,,,,,,,,,,"
" 그리고 새로운 좋은 부모를 찾아 떠나라. 그것이 엄마나 아빠에게 좋고 너에게도 나쁜 인연을 풀고 아주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방법이야.
 지금 너가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운 것이 넌 몰라도 아주 먼 전생에 너가 저지른 일의 대가를 받는 것인 지도 모르는데 그런데도 넌 무조건 원수를 갚겠다고 하지만 설사 원수를 갚았다고 해도 좋은 결과는 아니고 더 나쁜 결과만 만드는 것이지,
 만약 이제부터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지나간 과거의 미움과 원망과 저주를 훌훌 털어 버리고 모두 잊어야 해. 그럼 모든 나쁜 전생의 원한이 풀어지고 나중에 서로 좋은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서 행복하게 살 수도 있고 너의 마음이 순수하고 깨끗하다면 지금보다 더 훌륭하고 좋은 부모를 얼마든지 만날 수가 있어."
 나의 말에 아기 영은 생각에 잠겨 잠시 지나온 세월을 회상하는 듯 하더니 외쳤다.
 "싫어! 싫어!! "
 갑자기 분노를 폭발시키며 싫다고 그냥 떠나기 싫다며 자신의 손톱을 물어뜯었다. 손톱에서는 살이 뜯겼는지 피가 흘러내렸는데 그래도 아이는 통증을 못 느끼는지 아니면 증오가 아픔의 고통을 넘어섰는지 개의치 않고 손톱을 이빨로 자꾸 물어뜯었다.
 이것을 보고 아이의 아빠는 안타까워하며 못하게 말렸는데 말리는 아버지의 손을 탁탁 뿌리치며 투정을 부렸다.
 떠나기 싫다며 때를 쓰는 아이에게 말했다.
 "너가 지금 있어야 할 세계는 엄마의 몸이 아니야. 너가 있어야할 세계와 엄마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므로 너가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너가 엄마에게서 나오지 않고 계속 엄마의 몸 속에 있으면 너의 엄마와 아빠가 모두 고통을 받고 괴로워해. 그러니 빨리 엄마의 몸 속에서 나와서 너의 세계로 떠나가.
 만약 너가 엄마의 몸에서 떠나지 않고 있으면 그만큼 엄마 아빠를 괴롭힌 것이 되고 이것에 대한 업은 반드시 너가 고스란히 받게 되. 복수를 하겠다고 하는 이 일로 너의 다음 생은 지금보다 어쩜 더 괴로울지도 모르니 그러니 빨리 나와, 응."
 "싫어, 난 엄마한테 복수를 할 꺼야. 그리고 지금 여기에는 나 혼자만 있는 게 아니 야."
 "너 말고 또 누가 있는데?"
 "내 동생도 있고 할아버지도 있어. '
 아마도 이들 부부가 두 번은 낙태를 하지 않았나 생각됐다. 내게 왔던 친구는 아기 영의 아버지에게 낙태를 한 적이 있었느냐고 물으니 없다고 대답을 했다지만 친구에게 쑥스러워 낙태한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한 듯하며 아이의 언행으로 미루어 분명히 낙태를 했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 영에게 물었다.
 "동생과 할아버지는 어디 계시는데,,,"
 "아저씨가 방으로 들어올 때 밖으로 나갔어. 아마 곧 돌아올 거야. 우리 할아버지 무서워. 할아버지가 들어오시면 아저씨는 혼날 꺼야."
 내가 엄마의 몸에서 나가라고 자꾸 말하면 그러면 할아버지를 오시라고 해서 혼내줄 거라며 위협하듯이 말했다.
 내가 응수했다.
 "난 너의 할아버지 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야.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보여 줄까"
 라고 말하며 약간 억양을 높여서 말했다.
 나의 기세에 아기 영가는 약간 무서워하는 듯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만약 너가 자꾸 너의 세계로 가지 않고 버티면 내가 혼내줄 꺼야."
 라고 역습하며 가지고 온 팥을 꺼내 한줌 손에 쥐고 팥으로 때려 주겠다며 어른이 아이를 회초리로 때리며 혼내주는 뜻으로 팥을 한 움큼 잡았는데 나의 태도에 아이는 제발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
 뜻밖에 무서워하는 아이를 보자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아이에게 팥을 차마 던질 수 없었다.
 내가 팥을 던지며 강압적으로 혼을 내면 아이는 엄마에게서 빠져 나와 도망을 갈 것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생각은 들었지만 엄마를 찾아온 아이에게 억지로 혼을 내고 겁을 주어 동네 강아지 쫓아내듯 쫓아내고 싶지는 않아서 말로만 위협을 주었다.
 내 맘을 알았는지 어린 영이 말했다.
 "그렇게 하면 영 안나갈 꺼야. "
 투정하듯이 때를 쓰며 하는 아이의 말투에서 잘 타이르면 나갈 수도 있다는 암시를 받았다.
 나는 얼굴에 빙그레 미소를 띠며 팥을 던지지 않겠다고 하고는 제자리에 놓았다.
 "음, 그럼 안 그럴 게. 그럼 언제 떠나갈 거야?"
 "응,,,, 내일 떠나갈게."
 아이는 엄마 아빠하고 하룻밤 자고 내일 떠나가겠다고 순순히 말했다.
 아이의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지고 밝아졌다. 아빠의 얼굴을 만지면서 방글방글 웃었다.
 나도 좋아하며 다시 물었다.
 "너, 정말 내일 나갈 꺼야."
 "응. 정말이야. 약속해. 아저씨."
 아이들이 약속 도장을 찍듯이 나에게 손가락을 내 밀고는 손가락을 걸어 약속하자고 했다.
 방글거리며 약속을 하자고 말하는 아이에게서 오랜 동안 맺혀 있던 슬픔과 한이 조금씩 녹아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몽매에도 잊지 못하던 부모와 하루 밤을 함께 지내며 아이의 설움과 한을 풀어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곳으로 가서 새로운 부모를 맞도록 배려해 주는 것도 원한이 깊은 수자령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죄를 지은 부모가 자식에 대한 최소한의 작은 애정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아기의 부모에게 동의를 구했다. 그들도 흔쾌히 승낙을 했다.
 "알았어. 그럼 약속한 거야. 그런데 만약 내일도 안 나가면 내가 다시 올 꺼야. 알았지."
 라고 아이와 손가락을 걸며 말했다.
 내 말에 아이는 걱정하지 말라며 틀림없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손가락을 걸면서 천진스럽고 명랑하게 말하는 아이에게서 거짓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일이 원만하게 잘 해결된 것을 기뻐하며 아이에게 말했다.
 "약속을 했으니 그럼 아저씨는 이만 갈 건데 뭐, 필요한 거 없어? 아저씨한테 말하면 다 들어줄 께."
 "음, 과자가 먹고 싶어."
 "과자? 응, 알았어. 아저씨가 과자 많이 사 줄게. 그리고 엄마랑 아빠랑 하룻밤 즐겁게 잘 지내. 응 "
 라고 말하며 함께 왔던 사람에게 아이에게 과자를 듬뿍 사 주라고 전하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려니 아이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나, 아저씨가 참 좋아. 아저씨하고 악수하고 싶은데 악수해도 되?"
 "응, 그럼, 물론이지. 나도 네가 좋아."
 라고 말하며 아이가 내민 손을 꼭 잡으니 아이는 좋아하고 행복해 했다.
 내가 밖으로 나오자 처음 찾아왔던 사람이 따라서 나왔다.
 그는 봉투에 돈을 넣어 나에게 건넸다. 나는 사양을 했다. 그래도 그는 돈을 받으라며 봉투를 건넸으나 극구 사양했다.
 수고를 했다면 물론 대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돈을 받으려고 따라간 것이 아니고 뭐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돈을 받는다는 게 쑥스러워 사양하며 아이가 사탕이나 과자를 먹고 싶어하니 가계에 가서 과자랑 사탕이랑 애들이 좋아하는 걸로 푸짐하게 사다 주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자꾸 사양하자 더 이상 권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과자나 사 주어야겠다고 길을 따라나섰다.
 그러면서 말을 꺼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친구와 나는 퇴마사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귀신들린 사람에게 경을 읽어 주어서 귀신을 몰아내곤 하는데 친구 부인에게는 경을 읽어 주어도 이상하게 말을 듣지 않고 별 소용이 없더라 구요."
 그들은 퇴마사이니 많은 사람들에게서 귀신을 달래고 쫓아낸 경험이 있을 것인데 친구 부인에게는 경을 읽어도 소용이 없었던 것은 아기 영이 부모에 대한 원한과 증오가 사무쳐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애증이나 원망이 깊으면 그만큼 귀신이든 사람이든 달래거나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는 좁은 어두운 골목길을 걸으면서 조용하게 말을 이어갔다.
 "친구와 저는 불교를 믿거든요. 그런데 친구 부인은 기독교를 믿어요. 우리들이 불교를 믿으니 같이 불교를 믿고 절에 다니라고 권해도 어릴 적부터 다니던 교회를 죽어라하고 다니는데 하나님을 믿고 그래도 귀신이 들리는 걸 보면 하나님을 믿어도 아무 소용이 없나 봐요? "
  친구 부인이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는데도 귀신이 들리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닌다고 해도 귀신이 들리는가보다는 특별한 뉴스처럼 생각하는 그의 말에 빙그레 웃었다.
 이런 저런 그의 얘기를 듣다보니 어느 듯 가계 앞까지 당도하여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가 걸음을 멈추고,
 "저,,, 아기가 만약 내일까지 떠나가지 않으면 어떡해요?"
 "음, 내일 떠나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두 안 가면 절 부르세요. "
 아기 영혼이 안 떠나가면 어려워하지 말고 찾아오라고 하니 감사하다며 허리를 숙여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그의 공손한 인사에 겸연쩍어 하며,
 "아뇨, 뭘~요. 아기에게 맛있는 과자랑 사탕이랑 많이 사 주세요."
 라고 말하고 웃으며 헤어졌다.
 다음 날, 난 아기 영가가 가겠다고 했는데 정말로 떠났는지 궁금했다.
 만약 떠나지 않고 괴롭힌다면 아마도 그들이 다시 찾아 올 것이라며 아침부터 쭉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점심, 저녁, 하루가 다 지나가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정말 아기가 약속을 지키고 떠났나 보다고 추측했다.
 그래도 약간은 미심쩍어서 다음날은 무슨 소식이 오는가 기다렸는데 다음날 저녁 무렵이 되어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아, 이제는 영가가 한을 풀고 떠났는가 보다고 아주 잘 되었다고 흐뭇해했다.
 전생의 부모에게 품었던 원망과 원한의 저주를 풀고 자유롭게 훨훨 떠났는가 보다며 뇌리에서 지워가던 그 다음 날 정오가 가까워오는 무렵에 뜻밖에도 아기 영의 아버지가 찾아왔다.
 나는 사람을 곧잘 잊는 편인데 아기 영을 안고 있던 그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던 차라 반갑게 맞으며 물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
 "예,, 어제 떠났습니다."
 나와는 하룻밤만 부모와 같이 있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룻밤만 지내기에는 쌓인 정이 너무 많아서인지 하루를 더 부모와 함께 지냈나 보다.
 "아, 예 참 잘되었군요. 그리고 아기 엄마는 괜찮습니까?"
 "예,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평정을 되찾아 기분도 좋아지고 전처럼 말도 잘하며 자연스럽게 행동을 합니다."
 "그래요. 모두 다 잘되었군요. 그런데 친구 분은 요?"
 나에게 처음 찾아왔던 그의 친구가 함께 오지 않아 궁금해서 물으니 어제 서울에 바쁜 일이 생겨서 먼저 올라갔다면서,
 "아기가 엄마를 떠나가지 않으려고 해서 애를 많이 먹었어요. 우리들이 그런 일을 할 줄 알기에 영가를 떠나 보낼 수 있었지 그렇지 않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수긍하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생각이라며 고마웠다구 인사를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나갔다. 처음 경험하는 특별한 사건인데 원만히 해결되어 기뻐하며 아기 영혼이 부디 훌륭한 부모를 만나서 좋은 세상에 태어나길 기원했다.

 

 

    우주 그리기 중에서,,  윤철근

 


    

             

출처 : 도솔천 명상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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