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그리기 중에서

[스크랩] 집에 불상을 모시면?

빛속으로 2009. 9. 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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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 불상을 모시면? *

 


 어느 날 낮선 분이 들려서 이런 저런 물건들을 살펴보면서 느리게 발걸음을 옮겨가다가 불상들이 진열한 곳에서 멈추어 섰다. 작은 불상들 앞에서 걸음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그 중에서 석가모니불을 가르치며 물었다.
 "나는 부처님을 보면 참 좋아요. 그래서 집에 사 놓고 싶은데 어떤 사람들은 부처님을 집에 모셔 놓으면 안 된다고 해서 사 가고 싶어도 못 사가는 데 정말로 부처님을 집에다 모시면 안되나요?"
 언젠가 나는 어느 분한테서 이 분과 똑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그에게 말했다. 
 "아니, 왜 불상을 집에 모시면 안되겠어요. 아마도 그렇게 말씀한 분이 잘 모르고 말한가 봅니다.
 부처님은 늙고 병들고 죽음이 없으며 근심 걱정 괴로움 두려움이 없는 열반의 세계로 인도하는 거룩한 성자인데 그 분의 모습을 조성한 불상을 집에 모시는데 왜 안되겠습니까?
 오히려 좋은 일이니 걱정 마시고 장식용으로 사 놓으세요. 다른 나라에 가면 불자들 집에 부처님을 모셔놓는 것은 흔한 일이랍니다."
 라고 한참 설명을 하였는데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살까 말까를 망설이더니,
 "아무래도 찜찜스러워 못 사겠어요."
 라고 말하며 사고 싶어하면서도 그 때문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길까봐 두려워서 결국은 못 사고 손에 들었던 작은 불상을 제자리에 놓았다.
 그때의 일을 회상하면서 불상을 집에 모시면 안 된다고 한 분이 잘 모르고 한 말일 거라며 왜 불상을 집에 모시면 안되냐고 불상을 집에 장식용으로 사 놓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정성을 다해 설명했다. 
 부처님은 늙고 병들고 죽음이 없으며 근심 걱정 괴로움 두려움이 없는 열반의 세계로 인도하는 거룩한 성자로서 그 분의 모습을 조성한 불상을 집에 모시는 것은 좋은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집에 장식용으로 놓으라고 했다.
 
불교 나라에 가면 불자의 집에 부처님을 모시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강조하며 안심을 시키는데도 그는 먼저 왔던 사람처럼 사기를 주저하였다.
 "산수가 수려한 곳에는 절이 있고 절에는 커다란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데 부처님을 모셔놓으면 안 된다고 하면 절은 벌써 망해서 하나도 존재할 수 없을 것 아닙니까. 그러나 별일 없이 오히려 편안하게 잘 들 지내지 않습니까?"
 "절은 다르겠지요,,,,,,,,"
 "음, 불교를 믿는 일본이나 대만 태국 같은 나라에 가면 부처님을 집에 모셔놓고 예불을 올리는 집이 많답니다.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 집에 십자가를 걸어두어도 괜찮은데 유독 불교인이 불상을 집에 사 놓으면 안 된다고 하니 그런 말을 누가 왜 하였는지 모르겠어요.
 그럼 여기에 이렇게 부처님이 많이 계신데 부처님을 집에 모셔 놓으면 나빠서 안 된다고 한다면 어떻겠어요? 저는 여기에 서 있기도 힘들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보시다시피 잘 살고 있지 않아요. 저는 오히려 집집마다 부처님을 모셔놓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배우고 행한다면 더 많은 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좀 장황하게 설명하며 불상을 집에 사 놓아도 괜찮다고 권하는 나의 말에 그는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작은 불상을 손에 들고 흡족해 한다.
 부처님을 집에 모셔 놓으면 안 된다고 말한 어떤 사람은 참 이상한 사람이다. 부처님은 모든 사람들이 근심 걱정 괴로움과 고통이 없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 없는 열반의 세계로 인도하는 큰 스승이다.

 그 분을 조각한 상을 집에 모셔놓고 날마다 그 분의 가르침을 새기고 가르침에 따라서 생활하며 실천하므로 한 걸음 한 걸음 열반의 세계로 가야 하는 건 불제자로서 기본일 텐데 부처님 법을 따르는 불자가 그렇게 하는걸 오히려 나쁘다고 금한다 하니 도대체 누구의 제자인지 모르겠다.
 부처는 깊은 산 속의 절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은 산 속에도 있고 도심 한가운데에도 있으며 이 세상 어디에고 없는 곳이 없다.
 허공이 부처의 진신이요, 개미나 송충이 같은 미물도 부처의 화신이며, 설령 부처님을 미워하고 거부한다 하드라도 그 마음이 바로 부처이니 사람마다 본래가 부처이며 부처 없는 곳이 어디고 부처 아님이 무엇인가.
 스스로 어리석어서 본래의 성품을 알지 못하고 황량한 벌판을 헤매면서 자신이나 고생할 일이지 위대한 법을 만나 바르게 살려고 하는 사람의 앞길을 막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혹시 집에 불상을 사 놓으면 안 된다고 들은 적이 있어서 불상을 사고 싶어도 꺼리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집에 모시고 부처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가르침대로 생활하고 수행하여 해탈의 문으로 부지런히 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생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으며, 음란하지 않고, 과음하지 않으며, 또 어려운 사람에게 재물이나 몸이나 말로 도와주며,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온화한 얼굴로, 진실한 말만 하며 살아가는데 그러한 분들이 나쁜 과보를 받는다고 한다면 그 사람들을 대신하여 부처님이 제일 먼저 지옥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옛날 중국에 백장이라고 하는 유명한 선지식이 있었다.

 어느 날 백장스님이 한 절을 방문했는데 그 절에는 선종의 종조인 달마대사를 조성한 상이 법당 앞 마당의 중앙에 안치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꽤 알려진 유명한 곳이다.
 백장스님이 그 절을 방문하자 손님을 접대하는 스님이 마중 나와서 꾸벅 절을 하며 묻기를,
 "달마조사 상에 먼저 예배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대웅전의 석가모니불께 먼저 예배하시렵니까? " 
 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런데 백장스님은 그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자신의 방으로 휙 하니 들어가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백장스님은 길거리의 흔한 들풀 앞에 자리를 깔고 단정히 앉아서 목탁을 치면서 들풀에게 꾸벅꾸벅 절을 하며 예불을 올리는 것이었다.
 바로 옆에 석가모니불이 모셔진 대웅전과 마당 한가운데에는 달마조사 상이 있건만 길가에 자리를 펴고 들풀에게 절을 하며 경을 독송한다는 것은 참으로 해괴한 일이 아닌가,
 만약 그가 백장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십중팔구는 정신 이상자로 취급받기 십상일 것이다. 그런데 그가 천하 제일의 선지식인 백장스님인 데야 누가 감히 정신이 돈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도리를 알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무명을 탓하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며 입을 꽉 다물고 부지런히 수행해야 한다. 알지도 못하면서 비방했다간 눈썹이 다 빠져 없어질지도 모르니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동서남북이 없고 위 아래가 없는 곳에서 제대로 점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이 두려우랴. 집집마다 참 법당에서 자성(自性)의 부처에게 예배하고 자성(自性)의 지혜로 살아가는 지금, 여기, 이대로가 천상의 낙원이 아니겠는가.

 

 

   우주그리기 중에서,,  각우 윤철근


 

        

출처 : 도솔천 명상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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