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끝마다 영롱한 이슬방울

봄 날

빛속으로 2009. 4. 23. 11:56

 

 

 

 

 

       봄 날  

 

         각우 윤철근  

 

 

맑고 파아란 하늘에

목화 구름 피고  

따사로운 해살이 더 눈부시던 날  

 

남쪽에서 올라온 소식에는

유채꽃을 수놓고

매화향기 뿌리며

산마다 고운 색감을 입는데 

 

반달곰처럼 깊은 동면에 든

설악은 긴 등에

겹겹이 하얀 이불을 덮고

초겨울부터 웅크리고 누워있다.

 

화사한 봄소녀가 방긋이 웃으며

살랑살랑 흔들어 깨우며

이불을 벗겨 올리니

     

파도소리 들리는 산기슭

노란 산수유가 하품하며 문을 열고

진달래꽃 수줍게 반기더니

벗꽃이 만개하여 눈처럼 날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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