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끝마다 영롱한 이슬방울

서설

빛속으로 2009. 2. 17. 12:34


 

 

 

 

서설

 

     覺牛 윤철근 

 

 

첫눈이 내렸다.

상서로운 눈이다.

 

진작에 소식을 들었고

산과 들이

온통 하얀 정경도 봤으나

  

땡볕이 쬐던 날도

폭풍에 초목이 앓던 날도 

바람이 윙윙 울며 몹시 추웠던 날도

 

애타게 기다려도

먼 전설처럼

낮설고 아득하기만 했는데

 

하늘 가득 

탐스런 함박눈이  

꽃처럼 첫눈이 내렸다

 

근심과 걱정과 슬픔 위에

고통과 절망과 공포 위에 

고요 마저 하얗다.

  

해탈의 산에

불멸의 꽃이 만개한

원적의 성을 포근히 감싸며

서설이 오는 환희의 길을 나서니

 

아, 평화롭고

안온한

하얀 무구(無垢)의 세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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