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의 날개

* 산들바람 *

빛속으로 2005. 12. 18. 12:37

 

 

 

 

 

 * 산들바람 * 

 

          覺牛 윤철근


 천하를 울리는 명성을 시셈해 
 맑고 깨끗한
 거룩한 성인을 죽이려고
 
 봉두난발 망나니는
 번뜩이는 칼날에 물 뿌리고
 무지개 속 춤추며
 휘잉휘잉 저승사자 부르는데
 
 삶과 죽음이 다름 없다는
 그대의 말씀
 지금도 변함이 없소?
 
 왕의 물음에
 담담한 답-
 그렇습니다.
 
 죽어도
 산 것과 다름 없다 하니
 죽여도 무방할 것이다.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살려달라고 매달리며 
 애원하길 바랐을지도 모르나
 
 태연히 남긴 유언 
 칼 바람이
 산들바람 같을 뿐이라오.
 
 죽는 순간에 
 별 일 아닌 듯 말하네.
 
 결국 성인은 열반에 들고
 그 순간에 절로 
 왕의 팔이 떨어졌는데 
 
 성인을 살해한 죄
 업은 지중하니
 언제 다 갚을지
 계산은 놔 두어도
 
 십 년 후
 아!
 지금 여기에,,,
 
 검은 옷 입은 험상궂은
 저승 사자가 찾아와서
 
 몸에서 끌어내어
 먼 길 재촉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때
 그대여,, 태연할 수 있는가! 
 
 평상의 마음이면
 죽어도 죽음이 아니며
 당황되고 두렵다면
 살아있어도 참 삶은 아니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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