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만남

* 처음 있는 일 *

빛속으로 2005. 7. 16. 13:22

 


 


 

-처음 있는 일-


멀리에 사는 친구 찾아와
한잔 두잔 곡차 마시며
얘기하다 보니
얼굴에는 불그레
보기 좋게 단청 들고

우리 얘기 수행에 관한 거라
이따금 잔을 받고
따라주는 분 따분할까봐

재미없을 얘기라며
미안해 친구가 말하니
오히려 괜찮다며

오래 술장사 하지만
이런 얘기 안주 삼아
술 드시는 분들 처음이라며
신기한 듯 호감을 가지네요.

닭이 어떻게 웁니까?
'꼬끼요' 하고요,
개는 어떻게 짖지요?
'멍멍' 하고요,

닭은 '꼬끼요' 새벽을 열고
개는 '멍멍' 손님을 맞고
소는 '음~메' 한가로우니

저마다의 소리가 있듯
우리 이야기 이와 같다며
고마워 어울리는데

아담하고 조용한 방안을
어지럽게 날던 파리가
내민 손 위에
말귀라도 있는 양 내려앉아
입정한 듯 고요하니

이야기 안에 들어온 주인은
그 광경을 신비해 하며

산다는 것이 괴롭고
어려움 참 많다며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힘든 하루하루
벗어날 길 공손히 묻네요.

살생하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남의 물건 탐내지 말며

그리고
음란하지 말고
술 많이 마시지 말라 하니

한참을 침묵하다
거짓말 않고
도둑질 않는 것은
그럭저럭 지킬 수 있겠으나

음식 장사 하다보니
살생하지 않을 수 없고
손님과 어울려
술에 빠질 때도 많다며
낙심하여 고개를 숙이네.

그래서 여인의 삶이
어려운가 보다 생각하며

생계 위해 어쩔 순 없더라도
가급적 살생은 피하고
술에 만취 말며
불륜은 삼갈 걸 권했지요.

내 말에 갓 온 새색시처럼
다소곳이 앉아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러겠노라 대답하고,,,,

볼만한 책 묻던 생각 떠올라
어느 날 들렸는데
산사 찾아 절하고
좋은 말씀도 듣는다며
환한 얼굴로 반갑게 맞네요.

   覺牛 윤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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