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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향기

빛속으로 2020. 4. 1. 14:05

 

 

 

하늘의 향기 


                   윤철근 

 


해가 뜨고 달이 지며

구름이 흐르고

가 똥을 싸며 날아가도

도통 시비가 없고 번민이 없으니

청정한 하늘이 되었어라.

 

부자거나 빈자거나

권력을 가졌거나 초야에 살거나

보잘 것 없는 미물조차

자비롭게 감싸니

덕이 크고 높아 하늘이 되었어라.

 

진리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 논리 저 논리로 제 허물을 덮으며 

빈 깡통이 굴러가듯

말이 많고 분주하며 시끄러운데


모든 걸 아는 현자는 

깊은 강물이 소리 없이 흐르듯 

별 말이 없고 한가로워

세상사 영 모르는 바보 같아라.

 

몸과 마음을 단정히 앉아

큰 고요 속에 침전하면

그윽한 안락과 평화

하늘의 경계가 시나브로 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