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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불을 끄듯

빛속으로 2019. 12. 8. 13:57

 

 

 

머리에 불을 끄듯

            

 

화창한 봄날

왱왱왱 소방차의 경적이 요란하다. 


방심한 작은 불씨가 

소중한 재산과 애써 가꾼 보금자릴 태우고

이웃과 마을을 덮쳐 인명까지 살상하며 

고통과 절망에 빠뜨리니

그 아픔이 가슴에 저민다.

 

 분노의 불 또한

자신을 태우고 남을 해치며

신뢰와 우정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드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지체없이 꺼야만 다.

 

분노가 얼핏 남 때문인 듯하나

가만히 살펴보면

보고 듣고 느끼는 분별을 따라 

내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의 조각으로

의지와 지혜의 검으로 능히 제어할 수 있는 것

 

모든 걸 앗아가는 화마를 조심하면

가정이 안전하고 평안하듯

미움과 증오와 분노의 불을 끄면

고요한 마음에

평온의 꽃이 만발하네.


無主空山에서 윤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