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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네

빛속으로 2019. 9. 15. 14:09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네

                              각우 윤철근

 

 

병원에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나

아프면 할 수 없이 찾는데

어른도 겁나고 두렵겠지만

아가들은 병원입구만 들어서도 자지러지니

큰 주사바늘이 찌르는 고통을 감지한 때문이지요.

 

어르고 달래며 과자도 주고 해서

겨우 치료받고 집에 돌아와도

울며 발버둥치는 아가에게

때를 맞춰 약을 먹이는 건 전쟁과 다름없는데

 

귀여운 자녀가 빨리 나아 방글방글 웃으며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기 때문에

싫다고 눈물 짜는 아이에게

부모는 억지로도 약을 먹입니다.

 

그처럼 생사의 막막한 광야에서 방황하며 

슬픔과 두려움에 떠는 중생을 위해

선각자는 밝은 이정표로

그릇된 길로 가지 말고 옳은 길로 가라

악하게 살지 말고 착하고 바르게 살라 합니다.

 

하고 싶은 맘대로 제멋대로 살라 하면

환호 받을 수 있겠지만

뾰족한 바늘로 콕콕 찌르고

덜 곪은 종기를 짜는 것처럼 몹시 거슬리는 말에

너나 잘해라 콧방귀 뀔지도 모르는데

 

암덩이는 속히 제거해야 하듯

쓰디 쓰지만 약을 복용하는 까닭은

병을 치료하기 위함이니

무쇠를 두드려 보검을 만들듯이

자신을 귀한 보물처럼 돌보며 훌륭하게 가꿔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