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끝마다 영롱한 이슬방울

부끄러움

빛속으로 2008. 12. 18. 12:34

 

 

 

난 어려서부터 유난히 부끄러움을 많이 탔던 것 같다.

사소한 일에도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그래서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방송에 나와 대중 앞에서 꺼리낌 없이 조잘조잘 잘도 얘기하며 대중을 웃기는 사람들을 보면 매우 부러웠고 수줍음이 병처럼 생각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 부끄러워움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지나친 수줍음이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병처럼 생각진 않는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에서 나는 겸손해 질수 있었고 부끄러움 때문에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허물을 스스로 고쳐 나갈 수 있었기에 돌아보면 오히려 감사할 덕목이다.

저명한 인사가 부정한 사건에 연루되어 법정으로 끌려가면서 기자들에게 잘못이 없다고 결백하다고 곧 드러날 거짓말을 부끄러움도 수치심도 없이 얼굴에 철판을 깐 양 목청을 높이는 풍경을 가끔 본다.

측은한 동정심이 이는데 그런 상황에 처하면 대부분 당황하여 횡설수설할 것이며 땅끝에라도 숨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교묘하게 피할 것인가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근본적인 것은 그러한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 원인을 심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 지금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잘 살펴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것은 짐승과 다르지 않다고 성인께서 말씀했던가,,,

 

         각우 윤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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