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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밖으로 보인 빈 손

빛속으로 2020. 10. 25. 14:08

 

관밖으로 보인 빈 손

 

 

마케도니아 태생의 알렉산더 대왕(BC 356∼BC 323)은

그리스와 이집트와 페르시아를 정벌하는 등

유럽에서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이르는

세계 역사적 광대한 대제국을 이룩하였습니다.

 

33세의 짧은 인생을 마감하고 죽으며

남긴 마지막 말이 있으니

역사적인 인물이

과연 무슨 유언을 했을까 궁금할 수 있는데

그의 유언은 생애만큼이나 파격적이고 놀라운 메시지였습니다.

 

 

나를 묻을 땐 내 손을 무덤 밖으로 빼놓고 묻어주게.

천하를 손에 움켜쥔 나도

죽을 땐

빈 손이란 걸 세상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네.

 

 

죽을 때는 누구나 예외없이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진실 그대로를 보여주고 떠난 그는

천하무적의 용사요

뛰어난 전략가며

위대한 승리자로서

철학자며 사상가로 인류에게 교훈을 준 큰스승이라할 것입니다.

 

거대한 제국의 대왕이니

황금을 비롯하여 백금 다이야몬드 진주 에메랄드 등

이름도 모를 진귀한 보물과 보석들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았을 것이며

만약 가져갈 수만 있다면 다 가져가려고 했을 것인데

관 밖으로 내민 빈 손을 보면

저승에 갈때는 땅 한 평도 가져갈 수 없다는 걸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재물이란 살아서나 필요하지 죽으면 끝이며 한푼도 가져 갈 수 없는데

그런데 우리는 너무 많을 걸 가지려고

밤잠을 설치며 번민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아니지요.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자면

잠잘 집도 있어야 하고

입을 옷도 있어야 하고

음식을 먹어야 살 수 있으므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고 고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럼에도 너무 큰 집을 원하는 건 아닌지

장롱 안에는 많은 옷들이 걸려 있어서 외출할 때 뭘 입고 나갈까 고민되지는 않는지

너무 많이 먹어서 과체중은 아닌지

죽을 때까지 놀며 먹어도 남을 재물을 쌓아놓고도 빈자의 호주머니를 노리지는 않는지

 

 

순풍에 돛단듯 행복할 때나

세파에 시달리며 괴로울 때나

자신의 현주소를 늘상 점검해보고

탄탄대로의 정도를 벗어나서

가시밭 파탄의 길을 걷고 있다면 빨리 행로를 수정해야 합니다.

 

이 산 저 산 단풍이 붉게 내리고

노란 은행잎이 날리는 한적한 숲속의 벤치에 앉아서

관 밖으로 보인 알랙산더 대왕의 빈 손을 생각하며

버거운 욕망의 짐을 조금만 내려놓으세요.

 

칡덩굴처럼 한없이 자라는 욕망과 욕심을 억제하며

청빈한 소유로 감사하며 만족할 수 있는

중도적 삶은

우리의 짧은 인생을 보람되고

여유가 흐르는 행복으로 향기롭게 채색할 것입니다.

 

無主空山에서 윤철근